올리버는 센트럴 파크의 스케이트 경기장 스탠드에 쭈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흐느낀다. 방금 25살의 짧은 생애를 마감한 아내 제니의 죽음을 지키다 뛰쳐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긴 회상에 빠져든다. 올리버가 처음 제니를 만난 것은 대학 도서관에서였다. 그러나 올리버는 부호에다 명문의 아들이요 제니는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가난한 빵가게집 딸로 두 젊은이의 신분 차이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들은 처음부터 결합할 수 없는 사이였는지도 모른다. 차츰 그들의 교제와 사랑이 성숙하여 깊어갈수록 올리버 쪽 부모의 반대도 비례했다. 마침내 올리버는 아버지의 송금마저 마다하고 자립하기로 결심 가출하여 제니와 결혼 로드 아일랜드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그리고 가난속에서도 마침내 올리버는 학교를 졸업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면서 뉴욕의 아파트로 옮겨 행복한 신혼을 꾸려간다. 그러나 이런 경우 언제나 마의 심술은 끼어드는 법이다. 제니가 불치의 백혈병으로 눕게 되고 결국 그녀는 올리버에 안겨 죽어간다.

 이것이 에릭 시걸의 소설 『러브 스토리』의 영화화한 줄거리이다. 개봉 2개월만에 영화는 1천2백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등 공전의 히트를 했다. 센티멘털리스트들을 울려주는 40년대식의 평범한 로맨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참신한 감각의 진행으로 잔잔한 감동을 준데다 모차르트와 바하의 아름다운 선율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백혈병은 혈액속의 백혈구 수가 증가하는 조혈조직의 악성 종양이다. 병의 발생 원인은 확실치 않으나 원폭피해자 등 방사능의 접촉에서도 발생하며 더러 유전적 감수성에서라고도 한다. 한때는 퍽 어려운 병으로 여겼으나 지금은 의술의 발달로 상당수 병의 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것을 미처 몰라서였을까. 예전에는 있지도 않은 것으로 알았던 백혈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나어린 철부지나 아까운 젊은이들의 사연이 많아 안타깝다. 종종 자녀나 학우를 구하겠다는 호소가 보도되는 중에 『딸만 살릴수 있다면…』하는 부천의 또한 경우가 알려져 심금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