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울산향우회는 올 초 간사에 40대 젊은 후배를 앉혔다. 대표직인 회장은 60대 원로가 맡았지만, 향우회와 지자체간 실질적인 가교역할을 하고, 사업 등을 담당할 실무자로 한창 사회적 활동을 하는 40대를 선택한 것이다. 40대 간사를 앉히고 난 후 그와 비슷한 연배 혹은 후배들의 향우회 참여가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는 것이 향우회 관계자의 말이다. 소위 ‘젊은 피 수혈’이라는 방법을 통해 향우회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재경인천향우회’가 발족된지 올해로 15년이 됐다. 지난 88년 이재창 전 인천시장이 ‘인천출향인사 보고회’를 가진 것이 그 모태다.
 여느 지역 향우회처럼 인천향우회도 인천을 토양으로 성장한 지역 출신으로서 중앙의 각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회원으로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고향출신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체를 구성한 다른 지역과 달리 인천은 단체장이 먼저 필요에 의해 만들었다는 태생적 차이가 있다. 그러다보니 회원들끼리 회비를 걷어 작으나마 고향을 지원하는 일에 쓴다거나, 지역 발전에 발벗고 나서는 여느 향우회들과 달리 좀 소극적이지 않은가 하는 시각이 일부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 인천향우회 회원수는 약 200명. 발족 당시부터 참여했던 인사들중 많은 이들은 작고했고, 현재는 7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가장 젊은 연배가 50대 중반이다.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뛰는 젊은 인천인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없는 한, 시간이 흐를수록 원로모임 그 이상의 의미가 없는 모임이 되어버릴지 모른다.
 ‘향우회’의 본래 조직목적이 동향출신들의 친목도모라지만, 단순히 그 역할만 한다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서울에 있는 지역별 향우회의 경우, 대부분 해당지역출신 중 중앙의 각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자리에 있었던 인사들로 구성된 만큼 지역의 발전과 지역 출신 인재의 중앙 진출 등에 영향을 주는 힘있는 조직으로 인식돼왔다. 지자체장이 매년 정례적으로 향우회원을 초청해 시정보고회 형식의 모임을 가지며 지역현안에 대한 협조를 구하거나, 향우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모은 기금을 지역 출신 인재의 장학금으로 내놓거나 지역발전을 꾀할 정책안을 제시하는 등 서로 유기적 협조를 해온 예가 그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연, 혈연, 학맥, 인맥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이같은 연관의 고리를 활용하지 않고는 지역이든, 개인이든 일을 수월하게 해나가기 어렵다는 인식 또한 뿌리깊이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순된 상황이 아닐 수 없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향우회 조직을 활성화해 지역 발전은 물론 지역출신 유능한 인재를 중앙무대에 널리 알리는 순기능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난 14일 정부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인천 출신 사무관급들과 얼굴을 익히는 자리를 가졌다. 과천청사내 정부 각 부처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 실무자의 수는 30여명. 머지않아 고위직으로 진출해 정부 주요 정책 및 예산을 다룰 우리의 값진 인재들이다. 인천시는 곧 정부 중앙청사내 인천출신 공무원과 만남의 자리도 만들 예정이다. 고향 출신 인재들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찾아가 격려해주고, 인천시는 시 대로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이같은 건전한 회합은 우리 사회도 충분히 용인해줄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젊은 인재들이 인천향우회 조직의 일원이 되거나, 혹은 유기적인 연대를 통해 좀 더 체계적으로 고향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봤으면 한다.<손미경>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