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헌/한은인천지점 기획조사과장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연구원(IMD)이 최근 발표한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세계 47개 평가 대상국 중 38위로서 지난해보다 3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같은 경쟁력 순위는 말레이시아(27위), 필리핀(35위)보다도 낮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 및 태국의 경쟁력 순위가 지난해보다 각각 2단계 및 5단계 개선된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그 평가 방법과 세부 평가 내용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국가경쟁력이란 「기업이 국내및 국제적 경쟁력을 지속할수 있도록 경제 사회구조, 제도, 정책등의 면에서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적환경」을 말한다.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와같은 국가경쟁력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평가대상국의 주요통계 지표와 평가대상국내 의 경영인과 중간관리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기초로 평가항목을 지수화하여 경쟁력을 비교하게 된다.

 이번 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국내경쟁력, 기업경영, 인적자원, 정부부문 등 4개 부문에서 경쟁력 순위가 3단계 내지 9단계 하락하였는데 특히 국내경제력 부문(43위)은 97년 이후 무려 39단계나 하락해 기업경영 부문(42위)과 함께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낮추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국제화, 금융, 사회간접자본, 과학기술 부문은 순위가 약간 상승하기는 하였으나 국제화(40위), 금융(41위) 부문 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세부 평가 항목 중 기업가정신, 기업신뢰성, 경쟁자 경쟁력, 노사관계, 기업 이사회제도, 주주의 권리ㆍ의무, 상품 및 서비스 변상책임 등의 기업경영관련 항목과 국민문화, 대학교육 수준 등은 최하위 수준을 보여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통계지표를 지난해 실적치를 이용해 평가함으로써 최근의 경기회복 움직임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다소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기별로 조사하는 설문조사 항목에서 최근까지도 대부분 매우 저조한 평가를 받은 점에 비추어 전반적인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각 분야에 걸친 개선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