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사이드 킹」(Suicide Kingㆍ17일 개봉)은 뉴욕 마피아의 보스를 다섯명의 일류대학생들이 납치, 2백만달러를 요구한다는 설정 아래 펼쳐지는 퍼즐 스릴러다.

 일반적인 상식을 깨고 납치범과 인질의 역학관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우정과 배신, 순수와 교활함을 절묘하게 대비시킨 영화. 장래가 촉망되는 하버드 출신 새파란 대학생 5명과 수십년간 암흑가에서 굴러 먹은 마피아 보스간 5대 1 두뇌싸움이 관객들에게도 고도의 두뇌훈련을 요구한다.

 찰리(크로스토퍼 월켄)는 뉴욕 마피아의 보스로 갱들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 그는 어느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가 다섯명의 하버드 대학생들에게 어처구니없는 납치를 당한다. 이들은 찰리의 손을 자르고 피가 흐르도록 방치한 채 2백만달러의 몸값을 요구하는데….

 두뇌게임을 치밀하게 구성한 영화 흐름이 「유주얼 서스펙트」를 연상시킨다. 일류 두뇌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하버드의 아마추어 인질범과 노련한 암흑가 보스간 두뇌게임이 퍼즐 게임을 풀듯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 인질인 찰리가 납치범들의 심리를 조정하면서 하나씩 연쇄 배신하도록 한 극 설정이 절묘하다.

 연출은 광고감독 출신 피터 오펠런. 「E.T」에 꼬마로 출연했던 헨리 토마스가 인질범중 하나로 나온다.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