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조개국물에 끓인 쫄깃쫄깃한 면발. 쇠고기와 숙주를 잘게 다져 빚은 먹음직스런 개성만두. 과음이라도 한 이튿날이면 숙취를 풀어주는데는 무엇보다도 시원한 칼국수가 제격이다.

 인천시 중구 용동에는 제각기 맛을 내세우는 칼국수 집이 여럿 있다. 이중 70년대 중반부터 이곳을 지켜온 전통맛집이 좁은 골목안에 자리잡은 「새집칼국수」(☎722-8333). 인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이들이면 한번쯤 이곳을 찾은 기억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집이다.

 서른을 갓 넘어 음식점을 시작한 주인 이순희씨(56)가 어느덧 25년 경력에 50줄 중반. 친정어머니한테 물려받은 솜씨와 시댁 올케의 개성음식맛을 전수받아 시작한 것이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음식철학은 단 한가지, 「내 식구 밥상이다」라는 생각으로 정성을 함께 내자는 것.

 『매일 장을 봤지요. 싱싱한 조개를 사려면 새벽부터 서둘러 연안부두를 찾아야 했거든요. 요즘은 그 당시만큼 좋은 조개를 구하기가 무척 힘들어요.』

 홀에서 서빙하는 아주머니 한 명만을 두고 장보는 일부터 밀가루를 반죽하고 국물을 끓여내고, 또 만두를 빚는 일 일체를 그녀가 맡아서 했다. 몸은 고달팠지만 한 번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맛을 잊지못해 단골손님으로 낯이 익게 되는 것이 그녀를 신명나게 했단다.

 이씨가 밝힌 맛의 비결은 모든 음식 장만을 당일날 아침에 한다는 것. 국수의 고소한 맛을 내기위해 반죽에 콩가루를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씨가 밝힌 에피소드 중에 칼국수 맛을 못내 잊지못하겠다며 외국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은적이 있었는가 하면 공항에 내리자마자 칼국수 생각이 간절해 달려왔다는 어느 단골손님의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최근 이 집도 불황이라는 바람을 맞고 있다.

 『얼마전에는 가게를 닫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했지요. 그렇지만 「이곳은 바로 인천의 명물이다」라는 자부심이 그런 생각을 지우게 만들더군요.』 이씨가 오늘도 좀 더 맛난 칼국수를 끓여내려 정성을 쏟는 이유다.〈김경수기자〉 kks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