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가 항상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통행료 수입증대에만 골몰하고 있을뿐 고속도로 관련 민원(民願)이 발생하면 나몰라라 하고 그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처사는 편의주의와 함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봉으로 삼으려는 독선과 안일이 깔려있기에 가능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은 당장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고 시민들과 직접 부딪쳐야 하는 인천시와 각 구는 시민의 불편을 해소해 나가는데 자체예산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었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 몇년동안 여기에 쏟아부은 예산이 자그마치 1천억원이 넘는다는 사실에 우리는 의아해한다. 인천시는 제1경인고속도로 구간에 지난 85년 남구 공단고가교, 86년 서구 가좌인터체인지 및 석남고가교를 설치하는 등 5개의 고가교를 만드는데 적지 않은 돈을 들였다. 고가교 한개를 건설하는데 1백억원(99년 기준)이상이 소요된다고 볼때 5백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셈이다. 또 서구를 중심으로 92년 이후 개당 설치비용이 20억원이나 되는 육교 4개를 만들었다.

 어디 그뿐인가. 서해안 고속도로 서창종점 구간도 인천시가 4백억원을 들여 부천ㆍ송내구간까지 진입로를 연결했다. 도공이 서창톨게이트를 설치해 통행료를 받겠다고 나선데가 바로 이곳이다. 그리고 이지역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주민들이 고속도로 이용차량의 소음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면 당연히 방음벽을 도공이 설치해야 할텐데 이를 모른체하는 바람에 인천시가 5억원을 들여 방음벽을 마련했다고 한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이 챙긴다는 시쳇말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지난 30년간 경인고속도로에서 벌어들인 통행료 수입이 지금까지 4천억원을 웃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민원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그것을 재원으로 타지역 신규 고속도로를 건설했다니 말이 되겠는가. 형평성이 어긋나도 이만저만이 아니며 수익자 부담원칙을 정면으로 어긋나게 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비싼 통행료를 꼬박꼬박 내야하는 인천시민들로부터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다는 항변을 들을만 하다. 물론 나름대로의 사정이 없을 수 없지만 따지고 보면 한결같이 핑계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인천시 당국의 관심부족도 또 다른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