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우리나라 신문에 보도되는 화신도에 따르면 서울 중부지방의 벚꽃 피는 시기는 4월16일경으로 되어 있다. 초순의 남해안으로 상륙 북상하기 시작하는 꽃소식은 같은 중부지방이라도 서해안의 인천과 태안반도 쪽에서는 며칠 늦어 피운다. 해발 600m 정도의 강원 산간에서는 5월 중순쯤에야 벚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겨울 추위가 덜했고 봄이 일찍 시작하다 보니 예년보다 개화가 다소 빠르리라 예상한 것이 비가 잦았던데다 기온이 떨어져 겨우 평년 시일에 맞춰진듯 하다. 그러니 벚꽃축제를 준비하던 고장마다 제때 꽃이 피지않아 조바심을 냈다. 어느 지방에서는 축제 날짜에 맞추느라 나무밑에 숯불을 피워 개화를 강요(?)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인천도 마찬가지였다. 예보대로라면 지난 10일을 전후해서 벚꽃은 만발해야 했고 때맞추어 축제를 준비했으나 중구청의 자유공원 축제는 꽃없이 강행했는가 하면 대공원에서는 한주간을 연기했다. 그 바람에 공원을 찾은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들어야했다. 밀리는 차량들로 몇시간씩 걸려 도착했는데 수포로 돌아갔으니 말이다. 그때 대공원에는 7만의 인파가 몰렸었다고 한다.

 문제는 꽃없는 축제이든 활짝 핀 축제였든 시민들의 상춘 자세가 어떠했느냐에 있다. 서울 여의도의 경우 어른들의 술판같은 소란과 무질서의 한판이었다고 하거니와 인천이라고 별로 다른 것도 아니었다. 먹거리 장사치들의 아우성 그리고 고성능 스피커로 고성방가였다. 그런가 하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울타리를 넘어 잔디에 좌정 술판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사실 벚꽃놀이 문화의 원조는 일본이다. 벚꽃이 만개하는 무렵이면 가족들이 함께 밤벚꽃놀이를 나선다. 우리보다 철이 빨라 3월말 마침 학교들도 봄방학때여서 임금이 사는 궁성 주변이나 우에노공원은 소풍객들로 붐빈다. 그러나 우리처럼 요란하지도 않고 준비해온 찬합을 펼치고 김밥을 나누거나 몇잔 청주를 마시면서 꽃을 완상하는 정도이다.

 중구청이 오늘의 꽃잔치를 다시 준비하면서 『벚꽃아 제발 피어 달라』며 애간장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