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설 연휴를 고향에서 보내면서 모처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눈 쌓인 계룡산자락을 오르면서 문득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를 생각해봤다.
 첫 번째는 시대가 시대인 만큼 역시 재물을 많이 가지고 풍족하게 사는것일 테고, 그 다음으로는 힘들여 고생을 하지 않고 사는 것, 또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듬쁙받고 사는것, 그리고 우러러 볼만한 지위에 오르는 것 등,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나름대로 행복의 조건을 생각해봤다. 또 이 여러 조건을 다 가져야 행복할까? 아니면 이 가운데 한 가지만 있어도 행복할까? 아무래도 충족되는 것이 많을수록 행복하겠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룡산자락을 오르면서 문득 최근 TV사극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임금들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절대 권력자이면서도 항상 고뇌하고 번뇌하는 모습이 행복과는 좀 거리가 있어보였다.
 무엇이든 자신의 의지대로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임금도 늘 얼굴을 찡그리고 갈등하는 모습에서 결코 행복한 삶을 사는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또 왕비나 왕자들도 더 많은 것을 원하기에 행복한 장면보다는 행복하지 않은 장면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우리 사람들은 너무 많이 바라는 것 같다.
 너무 많이 바라니까 행복의 조건도 커지는 것 같다. 굶지 않을 만큼의 재물이 있음에도 그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행복하지 않는 것 같다.
 요즘 로또복권이 인기다.
 가끔씩 신문지상을 통해 국내나 해외에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하여 복권당첨이후 그들의 삶에 대하여 발표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결론은 복권당첨자들의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고 한결같이 보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돈을 한번 실컷 써보고 죽자는 생각으로 복권에 매달린다. 증권이나 경마에 열중했다가 패가망신했다는 사람들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돈 벌어서 행복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탕을 노리고 있고, 그 숫자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 되면 그 돈을 어떻게 쓸까? 좋은 집을 사고, 고급자동차를 사고, 좋은 옷을 사고,그리고 고급가전제품을 완비하고 나면 행복해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만 많이 생긴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내 생각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껴야 진정 행복할 것 같다. 즉, 행복은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 같다. 적은 것이라도 그것 자체에 가치를 두고 행복하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행복할 것 같다. 너무 많이 바라면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욕심을 버릴수록 행복은 다가온다. 바라기보다는 베풀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인식해야한다. 성경말씀에 ‘범사에 감사하라’는 구절이 있다. 세파에 시달리고 나이가 들수록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다. 나 자신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으로 반성할 점이 많다. 나만 잘난 줄 알고, 나만 옳은 줄 알고, 또 욕심 많고, 쉽게 분노하고...
 그러나 요즘은 많이 여유로워졌다. 여건이 좋아져서가 아니고 바라는 마음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인 것 같다.
 요즘 정치. 경제 등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질서가 잡히지 않았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대선자금 파문이나 20대 청년들의 실업문제 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보기가 무척 안타깝다. 그러나 인생길에는 좋은 일만 생길 수 없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기꺼이 자신이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처럼 올랐던 계룡산 줄기를 내려오면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더 많이 바라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