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A초교 학부모들을 요즘 아이들을 데리고 교문앞까지만 갈 수있다. 혹시나 발생할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불미스런일을 차단하기위해 출입을 허용치 않고있는 것이다. 말썽많던 「촌지문화」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지지만 아직도 이래야하는 현실에 마음 한구석은 안타깝다.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된 지금 학부모들은 아이들 담임선생님에 대해 여러가지로 궁금해 한다. 담임선생님은 민감한 시기라 자유롭게 학부모와 풀어갈 문제를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요새 아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쪽지」(가정통신문)를 나른다. 새로오신 교장선생님 인사말씀에서부터 가정환경조사서, 방과후 활동과목 확대, 스쿨뱅킹가입여부 등등 중요한 내용들이 아이들을 통한 간접대화로 진행된다.

 지난해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대두된 촌지문제, 교원정년문제, 체벌논란등은 교사들에게 있어서 견디기 어려운 허탈감과 자괴감을 안겨다주었다. 그래서 새삼 교원의 사기문제가 교육개혁 추진을 위한 당면 교육문제로 제기되기도 한다.

 경력이 짧은 교사는 학부모를 만나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어려워하고 학부모와 많은 만남을 가졌던 교사들도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학교문화 창조」의 명제 아래 새롭게 만들어진 제도의 변화는 일선 학교교육에 있어 학부모와 교사의 긴밀한 상호협조 체계를 강조하고 이속에서 교육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새학기들어 「새 학교문화 창조」를 구현하고자 하는 각종회의와 연수, 대책마련이 학교마다 한창이다. 그 내용 중 하나가 학부모의 날, 주간, 달, 아버지교실등이다. 학교가 교육의 내용을 개방하고 학부모와 함께 공동의 교육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학부모들 중에는 학교와 「대화의 갈증」을 느끼거나 순수한 「정나누기」의 회복을 말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이 우선 바라는 것은 학부모회의를 활성화해 학급운영계획을 비롯한 학부모의 주된 관심사와 교육문제들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있는 제도적, 공개적 공간이다.

 이곳에서 교사들은 촌지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며 체벌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도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방된 교육공간이 학교측의 일방적인 「계몽」이나 의사전달이 된다면 곤란하다.

 학부모 신영희씨(41ㆍ남구 관교동)는 『선생님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학부모회의를 통하여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인성교육을 수용, 체험학습등을 통해 하나 둘씩 풀어가는 모습을 보며 새학교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교사와 학부모의 좋은 만남을 만들어 가기위하여 학부모 총회때 참석한 학부모 수만큼 차를 준비하시는 선생님도 있고 아이들의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기위해 장문의 편지를 건내는 학부모도 있다.

 교육개혁의 내용이나 속도에 대해 여러 평가들이 많아도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회복이야말로 교육개혁의 질을 한층 높일 것임이 분명하다.〈최선희ㆍ교육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