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국공립 초중등학교에 학교운영위원회가 법정기구로 설치, 운용된지 4년째로 접어들었다. 지방교육자치의 이념과 토대 위에서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 교원, 지역인사로 구성되어 단위 학교의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중요 정책결정의 심의를 담당해왔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으로 학교의 중요정책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그러나 학교 현실을 조금씩 알면 알수록 학교운영위원회가 올바르게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절실하게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에서 선진화되고 모범을 보인 학운위로 인정받았으며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학운위위원으로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 연간 20차의 회의를 열었고 학부모위원들의 회의전 예비모임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학운위 내에 예결산소위원회, 급식소위원회, 특기ㆍ적성소위원회를 두어 분야별로 좀더 깊은 심의를 시도해 보았다. 6학년 수학여행건을 심의할 때는 희망업체들로 하여금 공개입찰을 하게 함으로써 가장 합리적인 조건과 안전을 지닌 여행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같은 학부모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학교측은 몹시 부담스럽고 어색하며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가끔 서로의 다른 관점과 이해부족으로 잡음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결과 학교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조금씩 갖추어져 나갔다. 부족하지만 그간의 경험에서 앞으로의 학교운영위원회의 발전을 위한 몇가지 방향을 말해주고 싶다.

 첫째,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선출이 민주적이며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단위 학교 학운위의 성향과 활동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본이 되고도 아주 중요한 열쇠이다.

 둘째, 일단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면 관할청이든 학교자체이든 운영위원연수를 반드시 해야한다고 본다. 아직도 대다수의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가 어떤 기구인지 학부모들이 모르고 있고 심지어 기존의 육성회와 별다르지 않게 여기고 운영한다고 한다.

 셋째, 「교육개혁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학교운영위원회를 모두가 더깊은 애정을 가지고 잘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권위적으로 학교경영을 해왔던 교장단이나 교육관료들은 변화하는 개혁의 흐름에 동참하기 바란다. 학부모 역시 구태 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 올바른 학교참여 및 내자녀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가족이기주의에서 다함께 잘 키우자는 평등교육을 지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