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ㆍ본인의 실직 등으로 살 곳을 잃거나, 가정경제 악화로 인한 가족갈등ㆍ심리불안 등으로 집을 나와 거리에서 생활하는 여성노숙자들은 숙식해결 등 일반적 어려움외에도 성폭행ㆍ질병악화 등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여자가 집을 나왔다」는 이유만으로도 따가운 눈길을 보내는 주위 시선을 알면서 이들이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처절하고 참담하다.

 정리해고때 여성이 우선 대상이 되고, 남녀차별고용이 여전한 상태에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같은 현실은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노숙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아직도 남성노숙자에 비하면 여성노숙자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다각적인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인천에는 이들을 위한 「쉼터」가 단 한곳 있다. 해인교회(담임목사ㆍ이준모ㆍ계양구 계산2동ㆍ☎543-6330)가 시 지원으로 지난해 12월1일 문을 열고 운영하는 여성기숙소다. 4개월여간 이곳을 거쳐간 여성노숙자는 30여명. 지금은 여성 9명과 자녀 등 15명이 기거하고 있다.

 이곳은 숙식제공 등 기본사업외에 상담ㆍ교육, 취업정보 제공과 알선, 자활기반 마련, 무료 탁아ㆍ공부방 운영 등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운영한다. 전국적으로도 몇 안되는 이같은 통합시스템은 단순히 보호사업에 그치는 여느 노숙자시설과 달리 이들이 직장을 얻거나 자활터전을 만들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는 장기적ㆍ미래지향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지원금과 월평균 50여만원에 불과한 후원금으로는 식비, 운영비 등 기본비용 충당에 그친다. 정신분열ㆍ우울증 등 극심한 심리불안상태에 있는 여성노숙자들에게 자활의지를 심어주는 상담ㆍ교육, 자활기반 마련 등 실질적 사업은 따라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성상담전문 단체ㆍ교육계 등에서 상담 및 심리치료를 맡고, 간이음식점ㆍ노점판매대 등 자활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물질적 후원을 해주고, 「푸드뱅크」를 통해 음식을 지원하며,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등 여성노숙자 혹은 그 위기에 처한 여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목사는 『남성노숙자는 대부분 자포자기한 경우가 많으나 여성들은 생활력이 강하고 자활의지가 커 작은 기반만 마련해줘도 해체된 가족을 다시 모아 살아나갈 수 있다』며 『여성노숙자 수가 적다고 도외시할 것이 아니라 노출되지 않은 이들까지 감안, 시에서는 쉼터를 더 많이 마련해주고 시민들은 후원에 나서 이들이 자활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계좌는 지로 7648193.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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