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프로축구 1부리그를 프리미어리그라고 부른다. 1888년에 설립된 프리미어리그는 세리에A, 프리메라리가와 함께 세계 3대 리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매년 8월말 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열리는 프리미어리그는 20개팀이 참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루고 있다. 이 리그 참가 팀들 중 축구팬이라면 누구나가 잘 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팀이 있다.
 이 팀은 1878년 ‘뉴튼 히스 FC(Newton Heath FC)’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등장했다. 1892년 노팅엄 포레스트에 이어 축구연합(Football Alliance) 2위를 차지, 프리미어 1부리그에 진입한 이후 하위리그로 탈락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전통의 강호팀이다.
 1908년 시즌부터 챔피언에 올라 통산 12차례 리그 우승과 FA컵에서도 10차례 정상에 오른 관록을 갖고 있다. 특히 1993년부터 99년까지 7년 사이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5차례나 거머쥐어 영국 최고의 ‘무적함대’로 군림하고 있다.
 필자가 갑자기 서두 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소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시민구단의 표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카탈루니야 지방 사람들의 후원금으로 이끌리면서 최근 구단의 자산가치가 1조7천억원을 호가하는 등 세계클럽팀 중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 클럽경영능력에서 세계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또 일본 J리그에서 활약중인 시미즈 S-펄즈팀 또한 스즈요그룹과 13개 지역업체외에 시민후원회에서 10억원을 구단 운영비로 후원하고 있어 이 곳 시민들은 구단의 주인임을 자부하며 성원이 대단하다.
 인천시민프로축구단(이하 시민구단) 시민주 공모가 지난달 20일 마감됐다.
 당초 목표액 200억원에 못미치는 150억2천8백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순수 개인 시민들의 공모주 참여는 8억원도 안되는 기대이하로 저조하다.
 이는 시민구단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가 크게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구단은 2차 공모를 내년 초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공모액이 부족하든, 많든간에 여하튼 시민구단은 내년 1월말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또 창단과 동시에 신생팀으로 바로 시즌에 참가, 각 구단들과 숨가쁜 열전을 벌이게 된다.
 따라서 이제부터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시민구단은 시민들이 주인이되는 구단을 원하고 있다. 시민들의 관심이 배제된 구단은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속에 시민구단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과거 연고지인 인천을 떠난 유공프로축구단의 절차를 다시는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 구단에 대한 ‘주인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첫 출범하는 신생 시민구단에게는 앞서 소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식 서포터즈만 세계 최다인 11만명을 자랑하고 있을 정도이며, 홈 경기 는 물론 어웨이 경기때도 이 고장 시민들은 구름 처럼 몰릴 정도로 연고팀의 승리 기원과 함께 내고장의 자부심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이는 ‘주인의식’이 머리속 깊이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천은 2002한·일월드컵축구 ‘16강 성지’이다. 전 세계가 다 보았듯이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은 한국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한 영광스런 장소였다.
 그날의 함성이 내년부터는 프로축구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일월드컵축구 때와 같이 인천시민의 열렬한 응원이 요구된다.
 지역 관중이 없는 시민구단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이에따라 시민들은 ‘구단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인식을 상기하면서 내 집 처럼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하고, 구단은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많은 역경이 예상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시민은 구단을 믿고, 구단은 시민을 믿으면서 서로간에 실망이 없도록 항시 ‘주인의식’을 갖고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