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말수가 적고 얌전한 백여사가 전화를 걸었는데 들려오는 음성이 어딘가 구름이 잔뜩 끼인 목소리였다.
 “선생님! 우리 큰아들이 어제 집을 나가서 안들어오고 있는데 어떡하죠?”
 “아니 왜요?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잖아요?” 내년에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아들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터라 의아해 물었더니, “사실은 아빠가 호되게 야단을 쳤거든요. 어린마음에 그러다 정말 나쁜 친구 사귈까 걱정이예요” 노심초사 하는 마음이 전화선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는 느낌이다.
 아들을 기다리는 여사님의 마음으로 돌아가 조용히 분향을 하고 서죽으로 18변서로 괘를 뽑아보니 지뢰복(地雷復)괘 초효, 2효, 상효가 동해 감위수괘로 변했다. 지뢰복은 돌아온다는 괘사로 조만간 돌아옴을 알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곧 돌아오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러나 감괘는 험한상이므로 야단을 치면 다시 또 집을 나갈수 있으니 돌아오거든 잘 다독거려 주세요”하고 당부하였다.
 초효는 불원복. 무지회. 원길(不遠復. 无祗悔. 元吉)의 뜻은 머지 않아 돌아오는지라, 뉘우침에 이르지 않으니 크게 길하다는 효사의 내용이고, 2효는 휴복. 길(休復. 吉)로 내용을 풀이하면 그만두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길하다의 뜻이다. 상효는 미복. 흉. 유재생. 용행사. 종유대패. 이기국군흉. 지우십년불극정(迷復. 凶. 有災生. 用行師. 終有大敗. 以其國君凶. 至于十年不克征) 쉽게 풀이를 하면 어딘가에 갔기 때문에 돌아오는 건데 가만히 잘 머물러 있어야만 화를 면할 수 있는 효사라 청소년인 경우 이런 효가 동할 때 집을 나가면 아주 흉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동해서 변한 감괘는 험함에 빠지는 상으로 집을 나가 잘못될 수 있는 상으로 그래서 야단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 아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맹자가 말하기를 “사람이 닭이나 개를 풀어놓는 것은 구할줄 아는데 放心하는 마음은 구할줄 모른다.” 또한 정자가 말하기를 “마음은 지극히 무겁고, 개와 닭은 지극히 가벼운데, 개와 닭을 풀어놓은 것은 구할줄 알면서, 마음이 방탕한 것은 구할 줄을 모른다.”하였다. 참으로 의미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다음; 눈썹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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