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토끼도 쥐와 함께 설치류로 분류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독립된 목으로 구분된다. 이들 설치류는 몸집은 작되 번식력이 강한 것이 특색이다. 적이 많은 동물세계에서 종족을 존속시키려면 그 방법 밖에 없다. 한쌍의 쥐 부부로부터 한햇동안 배출되는 자손이 1만5천마리라고 하니 그 무서운 번식력을 짐작할만 하다.

 토끼 역시 번식력이 강하다. 추운 지방의 야생은 암컷들 한배에 여러마리의 새끼를 한햇동안 3~4회 낳는다. 따뜻한 지역에서는 5회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집토끼의 경우는 임신기간이 30일이며 태어날때 눈도 뜨지 못하는 알몸이지만 3~4일에 털이 나기 시작 9일을 전후해서 눈을 뜬다. 생후 40~60일이 되면 어미와 떨어져 생활한다.

 그러니 사육토끼의 마릿수 불리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어려서 고향집 뒤뜰에서 토끼를 키워본 경험들을 대개 가지고 있는데 그때를 회상해 보아도 그렇다. 암수 한쌍을 얻어다 사과궤짝으로 토끼장을 지어 부지런히 먹이면 얼마 안가 아파트처럼 토끼장 궤짝을 올려 쌓게 된다. 그러면서 이따끔 장에 내다 학용품을 사거나 잡아 고기맛을 보면서 거죽은 간수했다가 겨울에 귀가리개와 토시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토끼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귀여움을 끼친다는 점이다. 풀밭을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클로버 풀잎을 오물오물 씹어먹는 모습은 귀엽기가 짝이 없다. 이같은 조그마한 짐승의 친근감이 『산토끼 토끼야』의 노래로 『토끼와 거북이』의 동화로 사랑을 받는다. 토끼는 가축이기 보다 애완용이다.

 그런데 앙징맞은 토끼로 사람의 배를 채우겠단다. 즉 외신에 의하면 FAO-유엔식량농업기구가 미래의 육류 공급원으로 토끼사육을 권장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올해는 기묘년 토끼해, 어쩌다 이같은 궁색한 발상이 나왔는지 인간의 체모가 말씀 아니다. 모피와 육류 자원으로 도입 방사했던 오스트레일리아는 결국 한세기 동안 토끼로 인해 시달림을 당해야 했었다.

 『토끼야 토끼야 깡동깡동 뛰어라』 〈전승민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