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서적 번역가로 알려진 운경 이창섭씨가 현대 한국사회 각 분야를 비판하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바보의 잠꼬대」를 출간했다.

 불교 천태종 역경원장을 역임했던 이씨는 고려대장경과 묘법연화경, 해인사 고경선림총서 등 불교서적을 무려 2백40여권이나 번역해 이 분야에선 독보적인 존재. 평생을 불교경전에만 매달려 불가에선 많이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성인과 종교 문명 돈 학문 사랑 인생관 등 다방면에 걸쳐 잘못된 점을 비판 풍자하고 한국인의 그릇된 의식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책속에는 교훈적인 한시들을 많이 인용해 현대인들이 새겨둘 만한 것이 있다. 이씨는 『인생 마지막에 지나간 일들을 거슬러 올라가고 싶었다』며 『후대들이 인생행보에 참고를 삼아 지혜롭게 인생을 설계하고 세계를 투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머릿말에서 밝혔다.

 그러나 번역이라는 까다로운 일에만 평생을 매달려 온 사람답게 현대인들의 의식과는 거리가 먼 유교적 경향이 강하고 노인 특유의 아집도 엿보인다. 도서출판 다인아트 펴냄. 380쪽, 값 8천원.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