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술로 유명한 딱딱선생이라는 자가 있었다. 어느날 그의 며느리와 싸움을 하여 그녀를 붙잡으려 했는데 도망치자 며느리를 쫓아 산록까지 와서 거기서 놓쳤다.
 며느리는 산 아래에서 밭을 갈고 있던 농부를 만나자 ‘어딘가 잠시 나를 숨겨주세요. 내가 쟁기위에 누울테니까 내위에 당신의 갈대 짚단을 얹어서 덮은 뒤 그 위에 물을 뿌려 주세요’ 하였다. 그래서 농부는 그대로 하였는데 딱딱선생이 거기에 와서 점을 쳐서 농부를 향해 ‘이 주변에 려산이 있습니까? 그리고 거기에 노전(蘆田)이라는 숲이 있습니까? 또 거기에 연못이 있습니까?’ 등을 물었는데 농부는 적당히 ‘네. 네’ 라고 대답했다. 선생은 ‘그것참 잘된 일이다. 며느리는 려산의 노전숲의 연못에 몸을 던져 죽었구나.’ 생각하고 돌아갔다.
 이 며느리도 복술의 비밀을 꿰뚫었던 사람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이 복술에 뛰어난 도적에게 쫓기다가 나중에 도망갈 곳이 없었기 때문에 모래밭에 몸을 묻고 배위에 한 그릇의 물을 떠 놓았다. 그랬더니 그 도적은 잘난 듯이 점을 치더니, 상대는 우물에 떨어져 죽었다고 판단하고 추적을 포기하고 그대로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임진왜란때 뛰어난 공을 세운 이순신장군도 매일 점을 쳤다는 사실이 난중일기에도 기록돼 있는데 한산도의 전투에서 적탄에 맞았을때, 그 부하에게 ‘내가 죽으면 나의 양다리 뒤에 흙을 묻히고 입에 떡을 넣어두어라. 그리고 절대로 내가 죽었다는 것을 말하지 말아라.’라고 했다. 부하가 시키는대로 그대로 하였는데 탄에 맞아 죽었을 이순신의 죽음을 발표하지 않자 이상히 여긴 적장의 장수가 그 자신이 점을 쳐 보니 이순신은 아직 다리에 흙을 밟고 있고 입에는 뭔가를 먹고 있었기에 확실히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다고 판단하여 무서워 도망쳤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복술(卜術)은 역점으로부터 나온 점치는 방법이다. 주역64괘를 바탕으로 각괘를 이루는 여섯개의 효(六爻)의 변화를 가지고 점을 치는데, 원래 점이란 아무 때나 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바 최선을 다하고도 그 답을 알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점을 치기 전, 자신이 알고자 하는 사안을 절실히 간구하고 또 알고자 하는 그 범위를 압축시켜 점을 치면, 점은 바로 자기 자신의 정신력에 의한 해답이므로 정확히 相으로 나타내 줌을 알 수 있다.
 다음: 십이지 동물 羊이야기
 www.yejiyeon.com ☎(032)867-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