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서울여성영화제가 다음달 16~23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사단법인 여성문화예술기획 주최로 열려 52편의 장ㆍ단편 영화 및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서울여성영화제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 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구호아래 국내ㆍ외 여성영화의 현주소 파악과 미래 여성인력의 발굴 및 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기획됐다』고 밝혔다.

 여성영화제는 ▲세계 여성 감독의 최신작을 만나는 앞서서보기 ▲남성이 아닌 여성의 판타지를 주제로 한 뒤집어보기 ▲50ㆍ60년대 한국 멜로드라마를 반추해보는 되돌아보기 ▲여성운동의 현장에서 제작된 국내 작품 중 여성운동의 현실을 함께 나누는 더불어보기 ▲여성영화감독 발굴을 목표로 한 견주어보기의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앞서서보기에 소개되는 작품은 모두 국내에는 미개봉된 9편으로, 일본의 사회운동가 나나코 구리하라가 지난 70년대 일본의 여성해방운동을 조명한 「후미코를 찾아서」, 영국의 캐리 애들러 감독이 한 여성의 성생활 뒷면에 도사리고 있는 남성 위주의 권력에 카메라를 들이댄 「아이리스의 갈망」 등이다.

 『남성 중심적 판타지를 교정하기 위해』 기획된 뒤집어보기에서는 유방암에 걸려 한쪽 가슴을 절단한 어머니를 둔 감독 엔고지 오누라가 직접 자신의 어머니를 출연시켜 여성의 몸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진단한 「아름다운 육체」,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의 성적 정체성을 다큐멘터리적 기법으로 파헤친 프라티바 파마의 「조디 포스터 이야기」 등이 상영된다.

 유일한 경쟁 부문인 견주어보기에서는 68편의 국내 응모작 중 예선을 통과한 20편이 상영된다.

 상영작은 대학을 졸업했으면서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20대 여성이 겪는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우화적으로 그린 김언희의 「아직도 제자리에 있는 검정」, 일상을 통해 가족의 모습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들여다본 장희선의 「고추 말리기」, 섹스숍이라는 공간에서 가게주인과 손님간의 심리를 희화화한 고수경의 「민방위」, 비디오라는 영상매체로 몸의 모습을 일기처럼 기록한 김진아의 「빈집」 등이다.

 「마담의 고무신: 50ㆍ60년대 한국 멜로드라마와 신여성」이라는 부제가 붙은 되돌아보기 부문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주최로 「단발머리」 등 6편이 상영되며 영화제가 열리기 전인 7~9일 예술의 전당 한국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