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중국유학열풍
 “아메리칸 드림을 차이나 드림으로.”
 중국에서 공부하려는 한국 유학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의 생산기지로 발돋음 하는 중국에서 언어와 현지사정을 배우겠다는 것.
 이제는 값비싼 돈을 들여 가야하는 영어권 유학보다 무한 시장인 중국 공략에 들어가자는 의미다.
 현재 중국의 외국 유학생들 가운데 10명 중 4명은 한국인일 정도다.
 베이징은 물론이고 산둥성 등 연안지역 대학들은 지금 한국 유학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산둥(山東)대학교 웨이하이(威海)분교 중국어학과에 재학중인 김성운(27)씨는 1년 전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아버지를 쫓아왔다. 막연한 중국에 대한 호기심도 발동했지만 현지사정을 꿰뚫어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기 위해서다.
 “북미와 비교해 저렴한 학비와 학비도 좋고, 한국 학생들이 몰려들자 한국 학생들을 배려한 교육방식까지 도입하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하면 부모님을 제대로 도와야겠지요.”
 산둥대학 웨이하이분교는 지난 93년 산둥성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학생들을 받아들인 곳이다.
 현재 한국 유학생들은 모두 210명으로 25%가 본과생인데 93년 첫 유학생이 5명으로 시작한 것에 비하면 40배가 넘게 늘어난 셈이다.
 대부분 학생들은 2년 동안의 어학코스를 밟지만 일부는 본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위취득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런 활발한 학생들의 이동으로 산둥대학 웨이하이 분교에 ‘한국학원’이 지난 9월 25일 설치됐다. 중국 국가교육부가 각 지역 대학에게 주변국가와의 교류를 권고, 산둥대학 본교가 지난 9월 25일 웨이하이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관련 센터 설치를 요구했다는 것.
 김하중 주중한국대사를 명예총장으로 해 우수한 한국학생들을 유치하고 유난히 많은 한국주재원 자녀를 배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분교측은 한국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웨이하이분교에 따르면 먼저 수준높은 교수진을 확보해 수업의 질을 높히고 한국 학생들의 생활에 맞게 낮은 가격으로 편안한 학업 분위기를 위해 생활지도도 병행하고 있다.
 산둥대 유학생회장 최수원(28)씨는 중국유학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 대학도 자신들의 시각에 맞춰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서울대가 명성이 있듯 베이징에 있지 않은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일 것이라 추측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중국 유학생들의 시각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중앙 지향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둥대학의 경우 중국내에서는 명문대로 손꼽히지만 베이징 내 대학보다 한국에 이름이 덜 알려졌다는 이유로 같은 학위로도 낮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 서양권에서 받은 학위보다 낮게 평가되는 점에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이곳으로 들어온 학생들 중 상당수가 베이징으로 학교를 다시 옮기는 실정입니다. 때로는 학생들의 이동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죠.”
 이렇다보니 중국에서 학위를 받아도 국내 취업은 어렵기만 한 실정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국내 기업에 취직해 주재원으로 중국을 다시찾는 것이지만 취업난이 어려운 국내 실정에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어서 많은 학생들이 현지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
 중국 현지 취업의 경우 임금이 약 50∼60만원 정도로 한국과 비교해 터무니 없게 낮은 상태라는 것. 중국 진출 기업들은 한국학생들보다 임금이 낮은 조선족을 쓰는 등 현지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급이 작아도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 현지 취업을 결정했어요. 임금이 60만원이라고 해도 일자리는 많으니까요.” 최씨의 말이다.
 웨이하이와 두시간 거리에 있는 칭다오(靑島)는 칭다오 해양대학과 칭다오대학에 역시 한국 학생들 상당수가 수학중이다. 나란히 붙어 있는 이들 대학 앞에는 한국대학가를 연상시키듯 술집과 노래방등이 한글 간판을 달고 영업중이다.
 칭다오해양대학은 연수 150명·본과 100명, 칭다오대학에는 연수 400명·본과 200명등이다. 이른바 각 학교 유학생회에서 학생들 상호간 일일이 이름이며 얼굴 파악하기도 힘들 정도다.
 중국에서도 유명한 해안 휴양도시인 칭다오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맑은 공기와 환경이 좋은 교육여건을 말해주고 있다.
 칭다오대학 한국인유학생회장 김탁규(26·중국어학과)씨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민자녀들을 상대로 과외를 하는등 용돈도 벌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유학생들 대부분은 중국어가 자유롭지 못해 대부분 중국어학을 전공하고 있는 등 다양한 전공선택을 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은경기자> bulgo@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