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 마시고 갈비 트림한다』는 속담이 있다. 맹물을 마셨으면서도 값비싼 갈비라도 뜯은 듯 거드름을 피운다는 뜻이다. 속은 비어 있으면서 있는 척 허풍떠는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칼국수집에서도 이쑤시개를 쓰니까 『칼국수 먹고 이쑤신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갈비는 준말이요 잘비구이라고 해야 옳다. 서민들이 흔하게 대하기 힘든 우리의 고급스런 음식이다. 연한 암소 갈비를 토막내 갖은 양념을 발라 석쇠에 얹어 숯불에 구워낸다. 양념이 고루 배고 살이 잘 일어나도록 살과 뼈에 칼집을 내기도 한다. 뼈와 함께 굽는 음식인 만큼 뼈의 길이를 적당하게 토막치는데도 묘미가 있다.

 갈비구이는 원래 수원이 유명했다. 지금은 어느 작은 식당에서도 숯불갈비를 메뉴로 내걸지만 시작은 수원에서 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수원교외의 좋은 길목마다 자리한 대형 갈비집들이 『본갈비』니 『원조갈비』니 하고 열을 올리나 영동시장의 H옥이 시초였다는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해방직후 시장안에서 해장국집으로 시작 더러 찾는 손님들에게 구워낸 갈비맛이 독특하다고 해서 점차 소문이 난데다 60년대 말 대통령이 다녀갔다고 해서 더욱 유명해 졌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갈비구이는 상당한 시비를 받는다. 도대체 도축되는 한우 수가 얼마나 되길래 그많은 음식점마다 보급할 수 있겠느냐며 정말로 제살일 수 없다고 의심부터 한다. 뿐만 아니라 제각금 암소갈비라는데 암소는 고사하고 수입우에다 도태된 젖소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가하면 뼈는 제것이라도 값이 덜한 사태나 엉덩이살을 오려다 꿰매 붙이고는 육질을 연하게 하려고 유해한 약제를 쓴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같은 주장들을 입증이라도 하듯 하는 것이 소위 생갈비이다. 양념값 만큼이라도 양념을 아니한 생갈비가 쌀터인데 오히려 더 비싸니 야릇하다.

 결국 뜻있는 수원사회가 갈비맛 자랑대회니 갈비통조림이니 해서 수원갈비의 명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중인데 이번엔 음식점 마다 값이 다르고 크기도 들쭉날쭉이라는 보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