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제전인 제84회 전국체전이 지난 16일 폐막됐다.
 농부들이 한해 농사를 잘지어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하듯 전국체전 또한 각 출전 시·도들이 1년 동안 열성으로 준비해 온 내고장 체육이 얼마만큼 성장했느냐 놓고 겨루는 중요한 행사다.
 따라서 각 출전 시·도들은 체전 때마다 뒤지지 않고 좋은 성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철저한 선수관리를 통한 경기력 향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선수관리 못지 않게 내고장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지역인들의 관심과 격려 또한 선수단의 사기를 올리는데 큰 몫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3박자’가 잘맞아야 각 시·도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이번 체전에서 보여준 인천체육의 발전상은 어떠했나?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던 인천체육은 기대이상의 성적을 낸 종목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퇴보되고 있다.
 지난해 종합순위 7위 수준에도 못미치는 3단계 내려앉은 10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4년 10위를 차지한 이래 9년만에 같은 순위로 되돌아간 셈이다. 따라서 인천체육은 다시 9년이나 뒤쳐지는 수준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인천은 그동안 많은 국가대표급 수준의 우수선수들을 배출해온 지역이다. 과거 학교체육이 활성화 돼 우수선수들을 선별할 정도로 발굴 육성해 왔지만 요즘은 선택의 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운동을 등한시 하는 추세여서 갈수록 선수층은 얇아져 가고 있다.
 그나마 부족한 선수들을 관리하겠다는 지도자들의 열성은 지극하지만 운동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타 시·도의 손길은 지도자들도 뿌리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성장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스포츠는 투자다. 투자가 없는 스포츠는 성장할 수 없게 끔 구조가 돼 있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마케이팅이다. 선수층이 얇은 현실에서는 더욱 절실하다. 현재 인천체육의 총예산은 40여억원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인천체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 예로 5∼6위권을 달리던 경북은 지난 98년부터 연속 9위로 떨어지다가 2001년에는 12위로 추락해 큰 충격을 받았다. ‘회복의 길은 투자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경북은 당초 예산에다 과감하게 20억원을 더 투자한 결과 다음해 6위로 껑충 올라온 뒤 이번 체전에서는 5위를 기록하는 등 다시 제자리를 찾이으면서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다.
 인천도 40억원을 왔다갔다 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과감한 투자가 절실할 때다. 체욱회는 내년도 예산을 58억6천만원으로 제시했다. 필자로서는 인천체육의 현실을 볼때 최소한의 예산이라고 본다. 여기에 특별보조금으로 10억원 정도의 별도예산도 확보됐으면 한다. 선수 스카웃 등 선수관리와 육성하는데 긴요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단 한번의 투자가 힘들면 매년 늘려나가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거 몇년 동안 잠잠했던 인천체육은 안상수 인천시장을 중심으로 그 발전상이 눈에 보이고 있다.
 지역체육인들은 심재홍 시장 이후 오랫만에 인천체육의 발전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안 시장 체제 이후 인천은 올 들어 국제그랑프리펜싱대회를 비롯, 국제배드민턴대회, 국제테니스대회에 이어 앞으로 세계수영선수권, 아시아육상대회 등 국제규모의 대회들이 줄을 잇는다. 인천이 명실공히 ‘스포츠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안상수 시장을 중심으로 한 체육 관계자들의 ‘일심동체’된 노력의 결과라고 자부할 수 있다. 안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인천프로축구단 창단도 말할 수 없는 성과다. 이에 못지않게 가장 기본적인 엘리트체육에도 좀 더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여기에 향토기업과 기관장들의 선수격려와 관심 또한 인천체육 발전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체전에서 보여 주었듯이 지난해 개최지인 관광 휴양지 제주도 체전과 비교될 정도로 각 기관장들의 격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타 시·도에 비해 쑥스러울 정도였다. 내년 체전부터라도 지역 각 기관장들과 향토기업들의 따뜻한 격려를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 1년을 준비해 온 내고장을 대표하는 향토선수들의 사기진작과 인천체육의 발전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