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의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자리를 염두에 둔 여권 중진들의 합종연횡탐색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물론 대표가 경선이 아니라 총재의 임명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진들의 이러한 행보는 대표출마 움직임이라기보다 당내에 일정한 세력을 형성해 대표체제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의 기류를 종합해 볼때 국민회의 지도체제는 대표체제로 바뀌면서 공동대표가 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중진들간의 물밑접촉 움직임은 특히 동교동계 핵심 실세인 권노갑 고문이 당무 일선에 복귀하면서 더욱 가시화되는 느낌이다. 권고문측은 겉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내심 당 대표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고, 여의치 않을 경우 2선에 머무는 대신 영남권 대표를 선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고문은 현재 영남권 대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는 이만섭 상임고문과 이수성 민주평통부의장 가운데 이부의장과 골프회동을 갖는 등 「친한사이」임을 부인하지 않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당내 중진 가운데는 안동선 지도위의장이 최근 권고문과 자주 만나며 관계를 다지고 있다.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김상현 고문이 「대표 경선론」을 제기하며 도전장을 내는데 대해서는 일축하면서도 권고문측에는 나름대로 배려를 하는 인상이다.

 연초 자신의 비서실장에 동교동계인 조재환 사무부총장을 임명한 것을 동교동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대표로 올라서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충청권의 김영배 부총재는 비호남권 출신의 중진의원으로 범동교동계에 속하지만 나름대로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야당의원 영입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총무, 신주류의 대표격인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총무는 그러나 이민주평통부의장이 후원회장을 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고, 신주류인 이종찬 국정원장과도 막역한 관계여서 「DJ직계」로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만섭 상임고문은 영남권 대표론이 부상하면서 주목되고 있으며, 특히 동교동계 의원중 일부에서 차기 대표로 밀고 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김상현고문은 일찌감치 「대표 경선론」의 깃발을 쳐들고 정대철, 김근태부총재 등과의 제휴를 통해 비주류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재야출신의 김부총재는 『아직은 움직일 시기가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정중동의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다만 노무현 부총재에 대해 「지도체제와 관련해 논의가 가능한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노부총재는 지역적 여건상 입당파인 서석재, 김운환 의원 등에 대해 예우를 갖추며 「부산ㆍ경남 당권론」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