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2월말 교원인사때만 되면 일선 공립학교 교사들은 조바심과 함께 불만을 감추지 못한다.

 종업식도 지나고 꼭 새학년 시작이 임박(2~3일전)해서야 배정학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학교는 물론 담당 학년, 반도 미리 알아두어야 여러 준비도 하고 지도계획도 세울 수 있는데 교육행정은 이를 간단히 무시해왔다. 그래서 매해 2월말이면 각학교는 인사때문에 난리법석이다.

 교육청은 교장인사에 대한 청와대 결재가 늦어서라고 이유를 말하지만 교사인사까지 늦는 것은 학교교육보다도 행정편의가 앞서는 잘못된 관행에 다름아니라고 교사들은 주장한다.

 많은 일선교사들은 교육당국이 아직도 학교를 지원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이에 대한 업무도 소홀하다고 지적한다.

 심각한 사례중 하나로 각종 교육정책이 충분히 검토, 검증되지 못한채 시달돼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일선학교가 겪는 피해를 지적한다. 시책의 보다 높은 완성도와 이에 수반하는 실질적인 교육적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다.

 교재개발이나 각종 연구사업도 산하기관ㆍ단체 등 행정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일선 교사들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우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새 학교문화 창조와 관련해 올해부터 교사들은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해야하는 수행평가로 시간적, 정신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봉사활동, 방과후 교육활동으로 교원 업무도 예전같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교원들은 Edu-Net 등을 통한 충분한 정보 및 자료제공 등 학교교육을 위한 지원체계가 보다 강화되고 활기를 띨 것을 요구한다.

 교사들은 이와함께 수업과 관련이 없는 잡무와 공문, 전언통신문 등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빠뜨리지 않는다.

 공문작업과 잡무처리도 컴퓨터 네트워크의 홈페이지를 이용해 작업하고 전송하는 등 행정기관과 학교간의 행정절차의 간소화, 간결화를 서둘러야한다고 제시한다.

 인천B고교 변모교사(41)는 『최근에는 공문이 아닌 팩스나 전화로 급히 자료를 요구해 쩔쩔 맬 때가 종종있고 또 비슷한 내용도 보고양식이 좀 틀리다고 교육청에서 부서별로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보고양식을 파일화, 표준화해 학교에서는 한번 보고로 끝내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인천I여고 김모교사(39)는 『초과근무 수당만해도 계획, 집행, 보고 등에 따라 일지가 3~4개나 된다. 학교폭력 설문조사도 처음과 달리 이제는 형식이 돼 학생들이 솔직히 답하지않는데 다달이 보고해야한다』며 줄일 수 있는 잡무관행이 개선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무엇보다 교육부를 비롯한 각급 행정기관이 학교에 대해 상급기관으로의 권한행사보다 후원자로서 진정으로 학교교육의 자율과 독창성, 창의성 발휘를 지원하겠다는 진지한 자세가 우선돼야 가능하다.

 새학교문화 창조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의 변화가 중요하다. 그러나 역으로 교육행정이 변하지 않으면 학교교육도 변하지 않는다는 현장에서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교사들은 지적한다.

〈송정로기자〉 goodsong@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