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가 창립된지 15년이 됐다. 지역의 대표적 19개 여성단체(회원 6만여명)를 거느리고 있는 여협은 그동안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조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방대한 조직에 비해 눈에 띌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여협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조직력, 추진력을 갖춘 리더십있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감히 구태를 벗는 용기가 필요하다.

 소속 단체들이 단체특성에 맞게 캠페인ㆍ강좌 등을 매년 갖고 있는 만큼, 이제 여협은 여성분야는 물론 지역사회 전반의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끄집어내 이슈화시키고 해결을 모색하는데 비중을 둬야 한다.

 인천여성의 전화, 인천여성노동자회 등 여협보다 연륜이 짧고 회원수가 적으며 자금력도 부족한 단체들이 오히려 지역내에서 지명도가 높은 것은 바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찾아내 이슈화해왔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당하는 피해나 어려움을 찾아내고 그 해결에 앞장서는 적극성이 없이는 언제까지고 여협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예로 부산지역의 경우 여협이 빠지면 일을 못한다는 인식이 사회ㆍ시민단체들간에도 뿌리내려 있다. 이런 공식이 성립되기까지는 「부산경제살리기운동」 「낙동강살리기 위천공단 조성 결사저지 운동」 등 아이디어를 먼저 내고, 환경단체ㆍ경실련은 물론 종교ㆍ노동계를 망라한 100여 단체와 손잡고 주도적으로 운동을 이끄는 등 여협이 힘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다.

 자체 예산이 적은 만큼 자금지원이 되는 외부 사업을 따내 추진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른 지역 여협은 회비외에 한국여성개발원, 지자체 등에서 벌이는 각종 사업을 위탁받아 처리하거나 유통업체 바자회 프로그램을 진행해주고 수익을 얻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대구 여협은 이런 방식으로 모은 자금 일부를 실직여성지원사업의 하나로 각 대학의 창업동아리에 지원한다.

 전국 여협중 처음으로 지난해 자체 회관을 마련한 부산 여협은 바자회 등 보편화된 사업외에 음악회 등 수익사업을 펴 기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여성을 대변하는 단체성격에 걸맞게 여성관련 사항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안을 하고, 시민여론이 올바른 방향으로 모아지도록 그 흐름을 이끄는 역할도 여협이 해야 할 몫이다.

 부산 여협은 성차별에 의한 정리해고, 여당의 공창제 도입안, 삼성그룹의 자동차사업 포기, 부산시 기구개편, 부산매일신문 사태 등 지역에서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 그때그때 여협의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 여론흐름을 이끌고 있다.

 일부 여협은 상설운영하는 「여성사랑방」 등 여성관련상담실을 통해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지자체에 정책수립을 요구한다.

 이같은 변화 필요성에 대해 인천 여협 신임 강명희회장은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데 회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수익확대를 위해 올부터 지속적으로 무공해비누판매사업, 중고의류를 상설판매하는 의류뱅크와 문화교실 등을 운영하고, 부설 가정폭력상담소ㆍ청소년상담소 운영, 설문조사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문제해결에 나서는 등 활동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손미경기자〉

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