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도의회는 예전과 달리 활기찬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다. 반면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은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하다. 내년 17대 총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구 분구가 확실시 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의원들은 원내 보다는 원외에서의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동안 바쁜 일정을 핑계로 들여다 보지 않던 관혼상제도 빠뜨리지 않는다. 오히려 ‘안테나’를 세우고 찾아다니기 바쁘단다. 어찌보면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에 따라 지역 주민들은 평소와는 달리 난데 없이 지역구 활동이 잦은 의원들을 보며 의아해 하기도 한다.
 의원들은 이처럼 지역을 누비며 주민들과 접촉하면서 출마할 경우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기에 바쁘다. 그리고 명함에 찍혀 있는 각종 사회단체나 임의단체, 협의회 등 임원으로서의 활동도 왕성하다.
 그러나 정작 경기도의원이라는 현역 의원으로서의 활동은 미약해 졌다. 지난 26일부터 개회된 제185회 임시회가 개회돼 도정질문을 마치고 각 상임위별로 도정현안과 도교육행정 현안을 다루고 있지만 자리를 지키는 의원들은 많지 않다. 겨우 의결 정족수만 채워 간신히 회의를 진행할 정도다.
 지난 7월1일로 제6대 의회가 출범한지 겨우 1년을 넘겼다. 4년 임기의 첫 걸음마를 띤 셈이다. 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의원들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도의원으로서 지역 주민의 아프고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해결해 주고 지역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했다.
 의원들은 이제 또다른 약속을 하기 위해 지역 유권자들 속을 파고 들고 있다.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방자치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 도의원들이 정치의 근간인 지방자치 능력 제고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큰 정치인(?)’이 되겠다며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 한편으로 씁쓸하기만 한 심정은 왜 일까.
 큰 정치는 멀리 있는게 아니라 주어진 본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유권자와의 약속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이 큰 정치인이 되는 바로미터라고 생각된다.
 국회의원이라는 ‘잿밥’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도의원 현역 신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기대해 본다.
 <변승희기자> captain@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