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주변에 심은 나무가 말라 죽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서 우리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잘 가려서 수종을 선정해야 할텐데 그렇지 못했고 식재 또한 엉터리로 이루어졌으며 그외 필요한 관리가 제대로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에 있어 수림대(樹林帶)가 얼마나 절실한가는 재삼 설명할 것이 못된다. 단순히 매립지에서 풍겨나오는 악취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한편으로 방풍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뿐 아니라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등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그 때문에 많은 돈을 들여 여기에 여러종류의 나무를 빽빽히 심고자 하는 것인데 관계자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수도권매립지 운영관리조합은 지난해 10월 3억2천7백여만원을 들여 곰솔 회화 버즘나무등 3만7천여그루를 제방에 심었으나 그중 수백그루가 뿌리째 뽑힌채 나뒹굴고 있다. 특히 곰솔나무 2천여그루는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고사직전인데 거의 방치하다 시피하고 있어 보기에도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 나무들은 심었다기 보다는 꽂아 놓았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흙만 살짝 덮어둔 상태라고 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나무를 심은 곳은 개펄 간척지로 소금기가 있는 염습지임은 모를 리 없을텐데 염분에 약한 나무를 이곳에 심었다는 것 조차 한심한 일이다. 수림대 조성이 이지경에 이른데 대해서 관계자들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당국의 정책결정에도 문제가 많다. 따라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 이런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3억4천8백만원을 들여 침출수처리장 주변에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면 더욱 그렇다.

 애써 심은 나무가 왜 말라 죽게되었는지 조금이라도 관심있게 살펴보면 수종선정-식재-관리중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음을 헤아리기에 족하다. 이점을 다시금 강조한다. 수도권 매립지 뿐 아니라 나무를 심을때 이런 엉터리가 자주 눈에 띄는데 그것은 적당주의가 낳은 필연의 결과다. 다시는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 노력과 확실한 집행을 촉구해둔다. 식목일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분명히 다짐하고 넘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