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주변지역에서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조류연구소의 지적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자칫 항공기추락등 대형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항공기 대형참사를 막기위해서는 항로를 벗어난 곳에 인공 철새도래지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인천공항의 조류 충돌위험은 입지선정당시에도 제기됐던 문제이다. 그런데 개항을 불과 2년 앞두고 다시 확인된 것은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난 93년부터 98년까지 영종도 일대의 조류생태를 관찰한 한국조수보호협회 부설 조류연구소는 인천공항 건설현장인 영종도 남쪽과 북쪽일대 갯벌에 매년 봄ㆍ가을 철새 20여종 1만여마리가 찾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항 활주로 끝 갯벌은 갈매기류, 백로, 왜가리의 서식지여서 새들이 공항 남쪽끝 갯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ㆍ착륙하는 비행기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철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갈 경우는 비행기 추락등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인천앞바다의 갯벌이 국제보호조류의 서식지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이 영종도 남단 50만여평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아시아습지기구(AWB)에서 생태공원으로 지정하려 하고 있다. 이에따라 환경단체들은 세계적 희귀조류가 대량서식하는 강화남단, 영종도일대 갯벌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오는 5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릴 예정인 람사당사국 총회에 「람사 사이트」(물새 서식처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는 갯벌의 가치가 재인식됨에 따라 개발보다 보전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공항을 이ㆍ착륙하는 비행기와 조류의 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조류연구소의 지적이고 보면 아무리 생태계보전가치가 높다해도 심사숙고할 중대사안이 아닐 수 없다.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한 인천국제공항이 만에 하나라도 새떼로 인한 참사가 빚어진다면 동북아 허브공항의 꿈은 깨어진다. 서둘러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