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언어-수화는 언어장애자만의 수단이 아니다. 아득한 옛날 수화는 오히려 언어보다 먼저 사용되어왔다. 그리고 음성언어가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수화는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과의 손짓 의사교환도 철도조차장에서나 항공기 이착륙 때의 수신호 따위이다. 하긴 유인원같은 어느 정도 지능이 있는 동물도 수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다. 네바다 대학의 앨런 가드너 교수는 침팬지에게 수화를 훈련시켰더니 4년만에 130여개의 단어를 수화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이나 북아메리카 평원의 인디언들에게도 원시수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근래까지도 인디언들은 부족간의 다른 언어를 수화로 보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비록 부족간의 언어가 다를지언정 생활양식과 환경의 공통요소를 가지고 있어 의사소통이 가능했던가 보다. 즉 찻잔을 쥔 모양의 손을 갑자기 위로 올려 까딱거리는 것은 뛰어오르는 사슴의 엉덩이를, 하늘을 향해 그리는 동그라미는 달이나 달처럼 빛이 희미한 것을, 두손가락을 다른쪽 집게 손가락에 걸쳐 놓으면 말을 탄 사람을 의미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수화라고 하면 농아자들의 언어로 이해한다. 그들의 의사소통은 거의 유일하게 수화로 가능하다. 듣지도 발성도 불가능한 이들에게 이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 수화는 1760년 농아교육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프랑스의 드레페에 의하여 창시되었다. 그러나 수화는 주로 동사이지 형용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표정으로 보완해야 하는 따위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우리사회도 장애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화교육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정상인들이 수화를 배워 그들을 위해 봉사한다. 지방 자치단체나 중소업체 그리고 소방구조대원들이 수화교실을 개설하고 TV도 뉴스시간에 수화로 동시 전달한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도움도 긴요하지만 편견의 타기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봉사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과 진실이어야 가능하다.

-오광철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