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불교 체험 프로그램 만든다.』

 벽안과 금발의 백인도 발우공양(큰 대접 모양의 나무그릇에 밥을 먹는 일)을 하고 검은 피부의 흑인들도 참선을 통해 삼매경에 빠져든다.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원(원장ㆍ정련)은 한국관광공사의 협조를 얻어 외국인 여행객이나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불교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하고 장소 선정 및 희망자 모집에 나섰다.

 체험장소는 수도권 사찰로 정한다는 방침 아래 서울 길상사ㆍ화계사ㆍ봉은사, 강화 연등국제선원, 화성 용주사 등의 후보지를 선정했다. 관광공사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희망자를 모집해 빠르면 다음달부터 실시한다.

 초기에는 1박2일로 시작하되 차츰 3박4일까지 단계를 높이기로 했으며, 참선ㆍ예불ㆍ발우공양 등을 체험토록 해 수계까지 할 예정이다.

 국제선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명 스님에 따르면 미주와 유럽인 가운데 동양문화, 특히 한국불교의 선(禪)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으며 전통사찰에서 선을 체험해볼 수 없겠느냐는 문의를 많이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사찰이 외국어에 능통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데다가 국제선원이 있는 화계사 등은 숙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금까지 시행되지 못했다. 포교원은 지난 95년부터 배출한 40여명의 국제포교사를 적극 활용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방침이다.

 정련 포교원장은 『우리나라를 들른 외국인들이 한국불교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불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종단 분규로 얼룩진 이미지만큼은 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포교원은 오는 6월중 한국관광공사 소속 관광가이드를 대상으로 합천 해인사나 순천 송광사 등 대형사찰에서 1박2일 동안 연수를 실시해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