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인천의 대표축제를 연다구요?
데스크칼럼-인천의 대표축제를 연다구요?
  • 승인 200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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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코쿠(四國)섬의 도쿠시마(德島)현 도쿠시마시는 매년 8월 중순이면 일본 전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말그대로 ‘과포화상태’를 이룬다. 인구 30만이라는 이곳 시에 일시적으로 5배가 넘는 150만명이 운집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름아닌 도쿠시마지역의 전통축제 ‘아와오도리’(阿波舞)를 보기위해. 혹은 참가하기 위해 몰려온 향유자들이다. 다른 것은 차지하고서라도 특정 지역축제를 매년 백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성공적’이라고 단정짓기에 무리가 없을 듯하다.
 아와오도리는 해마다 추석(일본의 추석은 양력 8월13일)을 전후로 4일에 걸쳐 열리는 도쿠시마시의 전통춤축제다.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씩 팀을 이뤄 고유의 전통춤 동작을 시연하며 행진하는 거리축제로, 여기에 극장별 펼쳐지는 콩쿨이 더해진다. 이기간에는 시 중심지와 외곽 등 4곳에 거리무대를 설치, 심사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별로 춤을 추며 무대를 통과하게 된다. 그러나 각 팀들은 ‘시험 무대’로 일정을 끝내지 않고 너나 할것없이 축제기간 시 전역을 돌아다니며 ‘춤추는 행진’을 즐기고 또 즐긴다.
 주목할 것은 거리행진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의 열정이다. 자신이 속해있는 단체나 동아리, 심지어는 동네 소모임에 이르기까지 제각각 팀을 구성, 수개월에 걸쳐 땀흘리며 한호흡으로 춤을 완성해간다. 물론 올해의 축제가 끝나는 동시에 축제 집행위원회에 내년의 행사참가 신청을 내는 것은 기본사항에 속한다.
 얼핏 ‘춤축제에 목숨바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이 들지만, 그 기간 도쿠시마시를 방문했을때 기억속에는 그들의 흥겨움에 동화됐던 흥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150만을 열광시키는 이 축제는 짐작대로 단기간에 재단된 행사는 아니었다. 처음 축제를 기획한 시는 400여년전 도쿠시마성 창설 당시 연희됐던 춤이 각 지역별로 전승되오고 있다는 점에 착안, 시민축제의 테마로 낙점지었다. 이어 적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프로춤꾼을 양성, 시민들의 생활속에 춤이 자리할 수 있도록 보급에 힘을 쏟았다. 시민정서에 부합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서두름없이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부터 130여년전의 일로, 결국 아와오도리 축제는 도쿠시마시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서 우뚝 서게됐다.
 3년전, 21세기 문화의 시대 개막에 맞춰 인천시는 인천정체성을 담은 축제를 유치하겠다고 선언, 그에 대한 결과물이 ‘인천세계춤축제’였음을 시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장르 선정에서부터 시의성과 당위성 등 분분한 논란끝에 치뤄진 축제는 함량미달의 프로그램과 운영미숙으로 시민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으며 결국 ‘총체적으로 부실한 축제’라는 오명을 남긴채 막을 내렸다.
 동시에, 축제 확정·발표당시 “내년 축제를 위한, 향후로 가는 징검다리의 의미를 부여하자”고 한 인천시의 의지도 폐막과 함께 증발, 냉철한 결과 분석을 통해 다음 축제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방향을 고민하자는 논의자체를 무색케하고 말았다.
 그후 3년뒤. 올 초 인천시는 인천공항 개항과 경제 자유규역 지정 등 ‘동북아 중심도시 건설’이라는 대형 플랜속 경제논리에 밀려 물속깊이 침잠해 있던 ‘범시민축제’를 건져올리더니, 인천의 대표축제를 발굴·육성하겠다며 이번엔 시민대상 기획안 제안 공모에 나선다.
 총 29개 작품이 응모했고 시는 심사를 거쳐 지난달 이중 우수작을 포함 10개 작품을 선정했다. 오는 10월경 ‘축제위원회’를 조직, 이들 수상작을 바탕으로 안을 만들어 내년 지역 대표축제를 개최하겠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졸속 준비탓에 오랫동안 염원하던 시민축제가 실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에는 철저한 논의와 디테일한 준비로 진정한 축제를 탄생시키기를 기대해본다. <김경수기자> ks@incheo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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