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단위 일정 쉴틈없는 하루

 25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하루 동안 거의 1시간 단위로, 올들어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하며 바쁘게 보냈다.

 김대통령은 이날 특별한 기념식을 가지진 않았으나 통상 토요일 개최하는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앞당겨 열어 지난 1년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돌아보고 올 개혁과제를 점검하면서 수석비서관들에게 『후일 자랑스럽고 후회없는 일을 했다고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자』고 당부했다고 박지원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올해는 한층더 개혁을 확실히 해야 한다』면서 『방심하거나 지연하거나 굴복해 후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빅 딜에 개입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금융기관을 통해 채권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되 비판에 흔들려서도 안된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대통령은 이어 『올해는 실업문제, 4대개혁, 남북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실업문제는 당면한 최대의 문제』라며 비서실이 특별대책팀을 구성토록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비서실과 경호실에 대해선 『지난 1년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각 소관부처와 연락, 업무관장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에 감사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회의에서 각 수석비서관들은 특별한 의제없이 소관 업무에 대한 반성과 각오를 자유스럽게 피력했다고 박대변인은 전했다.

 비서실과 경호실은 중요무형문화재인 향원(香園) 김은수씨가 제작한 징을 김대통령에게 취임 1주년 축하선물로 전달하며 희망의 징소리가 전세계에 퍼지기를 기대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앞서 취임1주년을 계기로 새단장한 청와대앞 분수대옆의 효자동 사랑방 개장식에 참석, 국정운영 성과와 과제를 8개분야로 나눈 사진전시물 등을 돌아봤다.

 김대통령은 이날 지방언론 2개사와 연쇄 회견을 가진 뒤 오후엔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탈퇴 등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노동현안에 대해 이기호 노동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듣는 등 쉴틈 없는 하루를 보냈다.

 김대통령은 저녁에 3부요인을 비롯해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 주요 당직자, 대통령직 인수위원 등 193명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지난 1년간 외환위기 극복과정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고,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에 대해선 앞으로도 공동정권으로서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을 당부했다.〈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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