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여성-신세계 인천점 스포츠 이혜정 팀장
‘넘치는 카리스마와 감수성을 겸비한 사람’ ‘칼같은 정확성으로 업무에 주관이 확실한 사람’ ‘24시간 내내 뛰어다녀도 지칠줄 모르는 사람’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스포츠팀장을 맡고 있는 이혜정 과장(36)에 대한 주변의 평가다. 대학졸업후 신세계 그룹에 입사한뒤 13년동안 한 우물을 파온 광고 디자인업무를 접고 지난해 6월 영업부서에 지원, 제2의 인생을 ‘다시 만들어 가고있는’ 그녀다. 신세계 그룹내 영업 팀장 가운데 ‘여성 1호’라는 기록도 세웠다.
“인생의 전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동기였지요. 그 동안 쌓아온 디자인 노하우를 응용할 수 있는 업무를 선택하려고 맞추다보니 의류파트 영업은 자신이 생기더군요. 물론 처음 매장관리업무를 지원하자 주위에서 많이들 말렸습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영업에 문외한이다보니 처음에는 어려움이 컸단다. 야근을 밥먹듯이 한 것은 물론이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다른 팀 동료나 후배에게 묻기도 많이 했다.
“어설픈 프로가 될 수는 없잖아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다가갔습니다. 광고 그래픽쪽 일이 원래 야근이 많아서 몸으로는 다져진 일이지요. 때문에 나를 가르치느라 덩달아 야근을 한 팀원들이 많습니다.”
이 팀장이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 매장만도 20여개, 매장마다 책임자(숍 메니저)와 4∼5명의 판매직원까지 합치면 100여명을 이끌어가야 하는 책임이 있다. “매장운영 전반에 걸쳐 카운셀러 역할을 하자고 결심했지요. 단, 방식은 여성이라는 차별성으로 접근, 부드러움을 겸비하고자 했습니다.”
지난 10개월여 영업에 대한 평가는 현재 매출 신장률이 가장 우수한 매장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다른 팀들로부터도 “인간미가 넘치는 부드러운 조직”이라는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업무 시작전 아침조회에 레크리에이션을 가미한다든가, 서로 어깨를 두드려주는 체조로 기분을 전환한다든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내심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옛 일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겠다고 자신하는 이 팀장이다. “찬스의 형태는 뱀장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꼬리를 잡으면 놓치게 돼죠. 저는 바로 뱀장어 머리를 잡았다고 확신합니다.”
더구나 올 그룹공채에서 어느 해보다 여성인력을 많이 뽑은데다 남성위주의 영업 특판부서에 여성을 집중 배치하는 등 회사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그녀를 더욱 신명나게 해주고 있다고 전한다.
일욕심이 너무 많아서일까? 아직까지 미혼인 그녀다. “독신주의자는 아닙니다만 굳이 결혼을 쫓아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일에 대한 성취감을 얻은 뒤에 그때 생각해보려구요.”
아름다운 프로가 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 팀장에게 아직 세상에는 할일이 너무 많다. <김경수기자> ks@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