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내 인천시 계양구청 교통행정과
 생동과 꿈, 그리고 희망의 계절 봄이 오고 있다. 아직은 차가운 기가 있긴 하지만 훈훈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더니 따스한 햇살에 하이얀 속살을 드러내 놓고 스쳐 가는 봄바람에 나부끼듯 백조의 호수를 노래하는 목련이 뭇 람들의 시선을 묶는다.
 지난 겨울이 따듯해서일까, 남으로부터 꽃소식이 전해져 오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도시의 아파트에도 함지박에 나물을 파는 아낙네들이 보이고 도심의 길가에 질서정연하게 서 있는 쥐똥나무에도 연초록 새싹이 쭈뼛거린다.
 내 고장 인천의 봄은 계양산 마루에서 시작된다. 서쪽의 마이산과 더불어 인천에서 가장 높고 아름다운 산으로 계양산 서쪽 징맹이고개에서 목상동 하느제에 이르는 산마루는 경사가 완만하고 우거진 각종 수목이 잘 어우러진 데다 자연경관이 잘 보존 되 있어 그 신선하고 멋진 풍경이 멈칫거리는 봄을 손짓하니 벌써 봄은 이만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하느제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는데다 좁다란 오솔길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바삭바삭 밟으며 오르는 길이 그저 정겹기 만 하다.
 따스한 햇살아래 진달래는 푸른 소나무와 함께 계양산을 새색시의 색동저고리를 연상케하고, 상수리나무들 사이로 외롭게 앉아있는 찔레는 찬란한 여름을 기약이나 한 듯 재기의 힘찬 망울을 내 밀고 있다. 봄이 무르익어 갈 때면 푸르고 울창한 계양산의 숲은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의연한 자세로 아름다운 새들의 자연의 멜로디와 함께 우리에게 손짓 할 것이다. 차가운 대기 속에서 삶의 괴로움에 부딪쳤을 때 나의 심신을 달래주고 포근한 가슴으로 안아줄 이 봄 이 계양산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봄의 의미 심장한 소리를 듣고, 마음속에 깃들어있는 꽃향기를 맡아가며 삶을 계획하리라. 논두렁 밭두렁에 민들레가 만발하고 푸르른 하느제에서 종달새의 멜로디가 아름다운 운율로 울려 퍼질 때 우리의 삶은 더욱 윤기가 흐르고 심오한 진리의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영원한 벗 계양산엘 가 보라. 철따라 어여쁜 옷을 갈아입고 잘 정돈된 휴식공간을 지나 정상을 향하는 길에 듬직한 바위에 기대어보면 굳은 의지의 체온을 나누어주고, 바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세상이 점점 작게 보일수록 내 마음속의 헛된 욕심도 점점 작아지리라. 요란스런 삶의 잡음은 사라지고 귓전을 스치는 미세한 음성이 들리기 시작 할 것이다. 세상이 나를 속여도 계양산은 언제나 내 마음을 미리 알고 후련한 대답을 해 준다.
 나는 계양산을 노래 못하겠다 차마 무딘 마음으로 그 아름다움을 해칠까 조심스러워 보고 듣고만 온다. 조용히 자라는 나무들, 노래하는 산세, 묵묵히 반겨주는 바위, 남들이 볼까봐 새벽에 살짝 피는 꽃들, 높은 봉우리에 걸 맞는 깊은 골짜기, 알프스 산에서나 볼 수 있는 초봄 계양산 봉우리의 설경은 계양산 만이 간직할 수 있는 자태인 것이다.
 산은 내어놓고 사랑을 해도 누구하나 다투는 이가 없다. 내 산이 아니어도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때로는 응석도 부리고 보체도 산은 다 받아준다. 계양산을 오르내릴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서로 인사를 하면 금방 계양산의 친구가 되는 느낌이다. 계양산 친구! 그것은 곧 우리 인천의 친구인 것이다.
 또한 땀을 뻘뻘 흐르며 힘겹게 오르는 사람을 본다, 그러면 겪어 야 할 어려움이 안타까워 그냥 내려가자고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산은 힘만 드는것이 아니기에 계양산을 오르고 또 오르며 봄을 만끽 해 보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