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서민의 생활무대라 할 골목안이 언제부터인가 자가용 승용차의 전시장처럼 되었다. 낮시간이라야 어느 정도 공간이 드문드문 생기지만 저녁이나 주말 낮이면 완전히 주차장으로 둔갑한다. 차종도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들이 만들어 내는 각가지 형들이 섞여 있어 쉽게 구분 된다.
 달리 공간이 없는 터에 제집 대문밖에 주차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다만 질서와 정도가 문제이다. 한쪽으로만 나란히 세우면 좋으련만 저마다 제집 앞이라고 지그재그 되다보니 가뜩이나 좁은 골목이 더욱 좁아져 다른 차량의 진입은 훼방을 받는다. 근래에 개설한 소방도로 마저 같은 형편이니 만일의 경우 어쩔것인지 걱정이다.
 또 집안에 차고를 지니고 있는 가정이라도 비집고 들어갈수 없으니 무용지물이겠다. 특히 최근에 우후죽순처럼 솟구치는 다세대 주택가는 형편이 더욱 긴박하다. 이런 현상들은 셋집에 살 망정 차 없이는 못살겠다는 의식인데다 내집 대문이나 점포 앞은 자기네 소유처럼 여기는 인식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일본인들의 질서의식은 우리가 본받을만 하다. 그들은 승용차를 구입하면 우선 집안에 차고를 만든다. 허름한 창고라도 있으면 안성맞춤이겠고 그렇지 않으면 담장과 정원을 헐어서라도 차고를 짓는다. 아니면 한달에 수십만원씩 지불해서라도 주차장을 세얻는다. 집밖에 자동차를 세우면 동네방네 자랑이 될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하긴 최근에 노상주차가 많이 눈에 띄는데 이런 경우 대개 경찰서에 고발된다고 한다. 도로는 어느 개인이 점유할 수 없는 시민 모두의 시설이라는 생각들이다.
 하남시가 도심의 심각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영주차장 조성과 함께 ‘내집 주차장 갖기’를 적극 전개키로 했다고 한다. 주차장 시설 확보가 없는 주택의 대문이나 담장을 철거하는 등 주택안에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 공사비의 일부를 보조하겠다는 것이다.
 시책은 언제나 호응이 따라야 성공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자동차로 메워진 주택가의 비명이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