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급성장한 IT산업은 이제 국내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도 IT산업의 육성을 위해 창업보육센터를 만드는 다양한 노력이 진행돼 왔다. 이런 노력의 산물로 인천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은 IT업체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IT업계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고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지역 IT업계는 심각한 정도를 넘어 고사 직전까지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지역 IT업계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을 큐브테크 우형제 사장(37)으로부터 들어본다.
 
 ▲IMF 이후 급성장을 한 IT업계가 최근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IMF 이후에 벤처 붐으로 IT업계가 급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경제보다는 사회적인 논리로 인위적인 성장을 유도한 면이 있습니다. 이 결과 근본적으로 수익 모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IT벤처기업을 양산하게 됐습니다. 초기의 투자자들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못하고 투자를 트랜드로 생각하고 무분별하게 투자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문제를 가진 CEO들도 일조를 한 것 같습니다.
 일단은 벤처 생태계를 올바르게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기술 일변도에서 마케팅 중심적인 기업형태로 변모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천지역 IT업계의 위치와 현실이 어떤지 개인적 의견을 밝혀주십시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수요는 줄고 자금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다른 지역의 상황보다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이 사실 입니다.
 일단 서울이라는 가장 큰 시장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장애 요소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역 내 사업에서도 많이 소외되고 중앙 시장에서는 지역 업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힘겨운 생존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IT업계의 대부분이 확실한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해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우선 지역의 한계를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을 넓게 보려는 업체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천지역에서 기업을 한다 해서 지역 내의 수요 위주로 영업을 전개한다면 더 어려워집니다.
 어차피 국내 시장만으로 장기적인 성장은 어렵기 때문에 수출 시장 확보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혼자 다할 수 있다는 사고 탈피도 중요합니다. 지역 업체와 공동영업은 물론이고 타 지역의 업체들과 공동 영업체계를 구축해 수요 다변화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지역정부의 역할입니다. 지자체는 지역 업체의 기본 수익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 지자체가 지역 내에 반드시 스타기업을 성장 시키던 지 아니면 유치해야 합니다.
 ▲인천지역 산업 구조는 제조업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IT업계들의 제조업과 결합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단과 제조업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역 내의 제조업체와 IT업체 사이의 교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생산과 설계·물류가 글로벌화 되면서 정보화가 없이는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듭니다. 어느 때 보다도 제조업체의 정보화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사)인천정보통신협회와 업종별 조합이 함께 참여해 같은 업종의 공동정보화로 비용을 절감하고 많은 업체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정보화하는 방안 추진이 필요합니다.
 ▲송도신도시, 영종도, 서북부매립지 등 지역 내에 경제자유구역이 3곳이 있습니다. 이 지역 개발에 지역 IT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지역 내에 이렇게 많은 경제 자유 지역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지역 IT업체들 입장에서는 실감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도에 IT특구가 조성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스타기업이 유치된다면 지역 업체들의 역할이 더 크게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덕밸리 업계가 정부의 송도신도시 개발 방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인천지역 업계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제 생각은 정부가 송도 신도시를 IT특구로 지정해 연구 개발중심지로 개발하는 것은 대덕밸리와 무관한 사업이라 봅니다.
 송도가 있다고 대덕 발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송도와 대덕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특성을 가지면서 발전돼야 합니다. ▲이제 중국은 인천의 가장 큰 수출 국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많은 수의 지역 IT업체들도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한 국가에 집중된 해외 진출이 올바른 것인지 말해 주십시오.
 -중국은 인천과 가깝고 많은 교포들이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IT기업들이 진출하기에는 결코 쉬운 국가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큐브테크가 지난해부터 중국 진출을 위해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느낀점은 IT업체 특히 소프트웨어 업체가 진출하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다는 겁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많은 비용이 들고 좋은 소프트웨어 제품을 가지고 가도 현지에서는 가격 등에서 큰 매력을 갖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지만 장애 요소가 많은 곳에 집중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을 같이 봐야 합니다. 오히려 동남아 시장이 우리에게 더 우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현구기자, 사진:안영우기자> h1565@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