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을 전공한 대학교수가 함세덕 희곡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시립인천전문대 교양학부(영문학 전공) 이해봉교수(53ㆍ사진)는 지난 19일 열린 중앙대 졸업식에서 신문방송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교수는 이 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양영어를 가르치며 재직해온데다 이미 오래전 고려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연극으로 학위를 받은 것은 다소 뜻밖의 일.

 이 교수는 『10여년전 우연찮게 학생들에게 연극지도를 시작하다 연극에 심취하게 됐고 자연히 인천 출신의 희곡작가 함세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별 관심이 없던 연극을 학생들에게 지도하는 일을 우연히 시작하다 이왕이면 체계적으로 공부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이론무장을 갖추고 싶어 50살이 넘은 나이에 전공분야와는 전혀 다른 분야 공부의 길에 나선 것.

 학위논문은 「함세덕 희곡의 공연미학적 연구」로 최근까지 무대에 올려왔던 동승이나 무의도 기행, 낙화암 등 함씨의 대표작 실제 공연을 보고 연구했다. 지금까지 함세덕 희곡은 문학적으로 뛰어나다는 평을 받아 주로 문학적인 영역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돼 온 반면 공연분야를 연구한 이는 드문 편이었다.

 『함세덕 희곡은 무대언어나 무대대사, 구성, 시청각적인 면에서 일제시대 씌어졌다 보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인 요소를 잘 갖췄고 뛰어난 면이 있습니다. 월북작가란 이유로 아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학생들의 함세덕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학위논문을 인천대에서 발표할 생각』이라며 『학생같은 자세로 앞으로 더욱 함세덕 연극을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준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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