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에 휩쌓여 있다.
 ‘사스’는 중국 광동지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지난 2월말 처음 발견된 이래 전세계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는 상태다.
 가천의대 이상오 감염내과 교수(36·사진)는 이런 ‘괴질’을 전문으로 치료·연구하는 의사다.
 이름조차 생소한 감염내과 의사가 최근 ‘사스’ 영향으로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루에도 서너차례씩 바쁜 진료시간을 쪼개 각종 언론매체와 인터뷰에 응하느라 엉뚱한 수고를 하느라 진땀이다.
 감염내과는 에이즈나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다. 흔치 않은 균에 의해 발병된 것과 원인 없이 고열이 지속되는 ‘불명열’ 검사도 이뤄진다. 의사도 전국적으로 100명 정도고, 인천에서는 이 교수를 포함해 고작 3명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도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여러가지 목적으로 해외여행을 나가지만 정작 건강과 관련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다른 나라는 기후도 다양하고 생활습관도 달라 평소 습관대로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질병에 걸릴 수 있죠. 특히 그 지역에서 유행하는 풍토병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준비없이 무작정 해외여행을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도 있습니다.”
 이 교수가 해외여행자에게 들려주는 충고는 반드시 한번쯤 새겨 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 비교적 위생상태가 좋고 보건시스템이 잘 갖춰진 서구 선진국이나 널리 알려진 관광지로 여행 할 때는 상식적인 몇가지만 주의하면 그리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 하지만 오지탐험이나 학술활동, 선교활동 등을 목적으로 아프리카·동남아시아·중남미 등을 여행 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얼마전 한 유명 TV배우가 라오스 오지로 촬영을 다녀 온 뒤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 했는데, 전문가 조언만 받았으면 얼마든지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오지에 토착화 돼 있는 심각한 풍토병 외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유행성 전염병이 돌아 커다란 문제가 되기도 한다. 홍콩과 베트남에서 시작된 ‘사스’가 바로 이런 경우다.
 따라서 이 교수는 해외여행에 앞서 반드시 챙겨야 할 몇가지를 주문하고 있다. 먼저 여행자는 클리닉 등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도 여행지에 따라 주의사항이 다를 수 있고, 입국을 위해 특정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을 방문 할 때는 예방약을 1주일 전부터 먹기 시작해 여행도중 계속해서 복용 하고, 여행 후에도 4주간을 더 복용 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 길병원 감염내과에 ‘여행자클리닉’을 개설했다. 해외여행자들의 건강을 돕자는 취지에서 였다. 그런데 여행자클리닉센터는 ‘사스’발병과 더불어 문의전화나 방문자가 부쩍 늘었다. 이 교수는 이참에 해외여행객들이 보건위생에 좀더 많은 주의를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이 교수는 “부쩍 바빠져 보람도 있지만 원인조차 잘 밝혀지지 않는 괴질이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사는게 더 큰 바램”이라고 말했다.<백종환기자> k2@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