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를 여성 전용 병원으로 여기듯 비뇨기과를 남성의 전유물로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발기부전 등 성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나 찾을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은 ‘배뇨’와 관련한 진료가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천에서 출생, 제물포고(16회)를 졸업한 토박이인 연세피부비뇨기과 한성석 원장(50)은 인천지역에서는 1세대 비뇨기과 전문의로 통한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83년 연세세브란스에서 수련의 생활을 시작한 한 원장은 인턴 시절 응급실 경험을 통해 비뇨기과를 전공으로 선택한다.
 응급실 시절 전립선비대증 등으로 소변을 보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하던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것.
 한 원장은 1986년 인천기독병원 비뇨기과 과장으로 본격적인 진료에 나서기 시작, 인천지역에서는 드물게 비뇨기과 수술전문의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는 쉽게 소변을 보게 하는 약품의 보급이 덜 된 상태여서 수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한 원장은 “한해 2, 3백회씩 수술을 진행했던 것 같다”며 “당시 비뇨기과 상황때문에 여전히 비뇨기과 하면 수술을 연관시키는 환자들이 많은데 지금은 좋은 약품이 개발돼 약물치료로도 좋은 성과를 거둔다”고 회상했다.
 1996년 연수구 한화마트 주변에 연세비뇨기과를 개원한 한 원장은 성기능장애와 배뇨장애, 레이저 클리닉 등 3개의 특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이 요실금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비뇨기과로 오게 된다”는 한 원장은 “배뇨장애의 경우 수치심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다 나중에 고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진단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는 국내 요실금 환자를 2백50만명으로 추산하는데 국내에서 팔리는 생리대의 20%가 본래의 목적이 아닌 요실금에 이용된다고 추정할 만큼 흔한 질병이나 단지 비뇨기과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기피하고 있는 것.
 그래서 한 원장은 비뇨기과를 하수도과로 부르고 의사를 배관공이라 칭한다. 새면 막고 막히면 뚫어 준다는 것이 한 원장의 설명이다.
 비뇨기과가 발기부전 등 성문제와 배뇨장애를 전문으로 다루는 만큼 ‘은밀한 비밀’에 대한 상담도 한 원장의 몫이다.
 “대학원까지 나온 부부가 성문제로 상담을 왔는데 신체적 문제보다는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원활한 성관계를 갖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는 한 원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시키는 과정을 통해 치료없이도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고 말할 정도.
 한 원장은 성문제의 경우 꼭 부부가 함께 치료를 보다 정확하게는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한 원장은 설문지를 꼭 준비한다. 말로 하기 힘든 일을 설문을 통해 전달받고 치료가 필요하면 치료를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을 진행한다.
 그렇게 모인 설문지를 갖고 한 원장은 일종의 매뉴얼북을 만들어 진료에 이용하고 있다.
 한 원장은 “비뇨기과에 대한 편견을 버리도록 하는 것부터 치료는 시작된다”며 “임신한 여성이 산부인과를 찾는 것처럼 성문제와 배뇨장애가 있는 사람은 비뇨기과를 찾아 ‘꼭’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김칭우기자> chingw@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