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송 굴포문학회 회장
 세상의 반은 확실하게 여성이다. 그런데도 여성의 권익이나 인권은 남성에 비해 차별 받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똑같은 자격으로 일을 해도 임금 면에서 남성 근로자의 70% 수준이며 남녀 공학반 출석부의 앞자리는 당연히 남자애들 몫이다.
 세계적인 여성운동가이면서 저널리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69)이 세상의 미디어를 향해서 일침을 가한 말이 있다. “남성적 권력과 폭력이 쥐고 있는 세상은 민주주의로 가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미디어는 한쪽 눈을 감은 채 세상을 본다. 그들은 세상의 반쪽인 여성의 진정한 모습을 볼 줄 모른다.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두 눈을 온전히 다 뜸으로써 우리는 마침내 현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여성의 중요성이 충분히 얘기되는 기사를 쓸 줄 아는 저널리스트와 이를 읽어주고 공감하며 실행해 가는 독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남녀 공히 무게 중심을 공평하게 가지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는 그녀의 말을 되새기면서 완벽한 사회적 평등을 위해 남성들이 독점하고 있는 권력을 평등하게 나누어 살 수 있는 물꼬 트기에 언론의 몫을 기대해 본다. 막강한 자본과 독자 수를 자랑하는 중앙지들이 여성의 날 행사와 관련된 단 한 줄의 기사도 싣지 않은 ‘여성의 날’에 인천일보는 관련 기사를 두 편 실었다. 여성 노동 운동의 실무자 글과 인천에서 있었던 여성의 날 행사 기사였다. 아직은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 좋았다.
 전국 200여 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003년 올해 여성 운동의 과제로 ‘성매매 방지법 제정’, ‘반전 운동’, ‘양성 평등을 위한 예산 확대’를 꼽았다. 정부에서 아무리 획기적인 여성정책을 내 놓아도 예산이 부족하다면 정책을 집행할 수 없다. 2002년 여성관련 예산 비율이 일반회계의 0.28%(보육예산 포함)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여성 전문 인력을 기르고 여성 권익을 위한 복지나 교육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미미했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여성의 권익 신장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지만 여론을 만들어 가는 미디어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예산 편성 과정에도 여론의 힘은 작용한다. 말뿐인 여성 정책이 아니라 실제로 실행되는 여성 정책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얘기하는 기사를 인천일보는 많이 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