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 날을 맞이하여
  이선영 인하대병원 정신과 전문의/중구정신보건센터장
 국가의 보건정책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나라의 통계를 들여다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의 수와 등록장애인의 수는 1980년대부터 5년마다 발표된 정부발표안을 보면 어느때는 남자가 많던 장애인의 수가 5년뒤에는 역전되어 여자가 많아지는등 둘쑥날쑥한 통계를 보여준다. 한편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장애인추정치인 전체인구의 10%에 비하여 적고 선진국에서 보여주는 장애인 통계에 비하여도 턱없이 적은 통계를 보여준다. 이는 얼마나 정부가 보건정책에 대하여 무관심한 방향으로 일관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한국의 장애인은 2000년 현재 144만 9500명, 전인구의 3.09%로 추정된다. 이는 1995년도의 105만명에 비해 39만명, 장애인 출현율은 2.35%에 비해 0.74%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5년간 장애인구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장애범주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1981년의 장애인복지법에서 따른 장애인의분류등에서 1999년 12월 장애인 복지법개정에 따라 뇌병변장애, 정신장애, 발달장애, 심장장애, 신장장애등 10가지로 추가,확대되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렇게 정신장애인등을 장애인으로 분류하여 국가적인 사업에 혜택을 받을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한편으로 1995년도에는 정신보건법이 제정이 되었고 국민의 정신건강의 증진, 정신질환의 예방과 치료, 그리고 장애의 극복과 사회복귀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 신체적인 장애여부를 가지고 장애를 판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 이야기인 것이다. 신체적인 장애 못지않게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분들이 얼마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가지고 주위사람들의 편견과 무시속에서 살아왔던가?
 신체장애인뿐아니라 정신장애인들이 절실하게 희망하는 것은 두가지 일 것이다. 정부가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여러정책들을 추진하는것과 장애를 갖지 않는 시민들 모두가 장애인에 대하여 근거없는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그냥 우리의 이웃으로 생각해 주는 것 말이다. 영화 오아시스를 본 관객의 수가 100만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그관객수만큼 정신장애인에 대하여 애정을 갖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는 것은 미련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