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소년이 대형 외식업체 사장으로 대성’
 “누군 안그런가” 하겠지만 (주)이학의 윤희원 대표(46)는 다르다. 무작정 상경한 16세 소년이 30년 후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4개의 영업장 외에 형제들이 운영하는 6개 영업장, 직원 운영 1개 영업장인 ‘이학면옥’ 10곳과 ‘이학수산’ 1곳을 대표하는 대형 외식업체 사장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40대 중반의 나이에…. 아직은 짧은 인생이지만 윤 대표가 외식업체에서 대성하기 까지는 온갖 역경을 이겨낸 값진 인내와 고객을 위한 정신, 남에게 베풀줄 아는 자신의 철학이 오늘날 성공의 비결이기에 외식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이학은 외식업계에서 성공했다. 이에대해 한 말씀.
 ▲외식업을 한지 올해로 만 30년이다. 30년 동안 한가지 일에만 종사하면 사회통념상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는가. 대체적으로 성공했다면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성공은 맨손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커진것도 일부분이지만 나의 사업장을 통해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는 고객이 많아질때와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봉급을 줄 수 있다는 보람이 나에게 있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주)이학의 성공 비결은.
 ▲제일 중요한 것은 ‘맛’이다. 다시말해 ‘정성’이 있어야 한다. 어머니가 해 준 음식이 가장 맛있는 것은 일급요리사가 아니라 가족을 사랑하는 정성이라는 보이지 않은 특수한 조미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학에서는 정성이 하나하나 담긴 최고의 재료를 갖고 각종 음식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비결이다. 경제원리로는 저가의 가격으로 최고의 이익을 내는 것 이지만 음식만은 질 낮은 재료를 쓰면 절대로 제맛을 낼 수 없다. 싸다고 사용한 원자재는 반드시 고객들을 멀리하게 한다.
 -직원의 관리운영은.
 ▲이학 직원들은 종업원이 아니다. 함께 발전하는 동반자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최대한 자율을 주어 나와 함께 발전하는 동업자적인 상태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12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들을 항시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고객 또한 가족처럼 모시는 것이다. 직원의 능력에 맞는 직능교육도 중요하다. 직원의 능력이 커지면 이학의 능력도 커지기 때문에 여기에 맞는 국내외연수를 통해 보고 느끼는 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이학을 운영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정직이다. 정직이 무너지면 조직은 ‘사상누각’과도 같기에 정직하지 못한 음식은 절대로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성공하기까지 시련도 많았다는데.
 ▲지난 72년도 당시 중학생인 16세때 고향인 전남 나주 남평을 뒤로한 채 무작정 가출해 도착한 곳이 서울 용산에 있는 한 냉면집이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 잘한다고 칭찬을 받던 내가 갑작스런 주인의 금전사고로 의심을 받아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억울함과 헌신짝 처럼 버려지는 믿음앞에 냉담한 사회의 현실이 괴로웠다. 결국 누명에서 벗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일가친척 없이 객지에서 받은 충격이 너무나 커 지금도 이 일은 잊지 못하고 있다.
 23세에 처음으로 창업을 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가게가 기울어지기 시작, 결국 빚만 남았다. 크게 반성하고 리비아에 있는 해외건설현장의 조리사로 취직, 한푼두푼 모아 귀국하자 마자 기사식당을 운영했다. 또 다시 친구의 그리움에 흔들리고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개최로 택시 2부제가 시행되면서 손님이 떨어져 결국 기사식당을 때려 쳐야 하는 두번째의 아픔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 다시 해외로 나가 1년간 열심히 돈을 벌어 지난 89년 방배동에 새로운 식당을 차렸다. 바로 이 곳이 최초의 ‘이학면옥’이다.
 이듬해 결혼을 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속에 외식업에 자신이 생겨 93년 서초동에 250평 규모의 이학면옥을 또 하나 개업했다. 친구 5명이 신용대출해준 자금으로 개업한 이 곳은 입지선정을 잘못해 6개월만에 3억원의 빚을 지고 문을 닫게 됐다. 다시 이를 악물고 손이 부어오를 때까지 열심히 일했다. 사람들은 내 손을 보고 ‘두꺼비’ 같다고 하는데 온갖 시련을 겪은 뒤 쉬지 않고 일 한 이 손이 오늘의 이학을 만든 것이다.
 -외식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내가 넘쳐서가 아니라 내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어렵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간혹 120여명의 연수구 미화원과 지역내 98개 양로원에 있는 500여명의 노인들, 소년소녀가장들을 초청,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또 연수구 자매도시인 삼척시가 지난해 수해를 당할 때 집을 잃은 수재민들에게 음식을 직접 만들어 제공해주고 5백만원의 복구비도 기탁했다. 또 5년전 부터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에게 매월 30만원의 생활비를 도와주고 있다.
 -외식업을 하는 사람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창업이 가장 쉽다는 것이 음식점이지만 무조건 뛰어들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이제는 배고파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먹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즐거움까지도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음식문화의 변화를 감지해 대처하는 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
 -윤 대표의 철학은.
 ▲철학 보다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베어 버린 부지런함과 근면 성실이 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건강한 삶을 사랑하는 것이 철학이면 철학이랄까.
 -앞으로 계획은.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프랜차이즈를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안정적인 근무를 위해 직장내 탁아소를 운영하는 후생복지에 힘쓰려고 한다.<이인수기자> insoo@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