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인천은 과학전시관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였다.
 그 해 4월 영종도에 ‘인천과학상설전시관’이 모습을 드러낸 이래,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7만4천여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인천시민들이 ‘지적갈증’에 목말라 했는지 잘 보여준다. 사실, 그보다는 1층∼4층을 꽉 메우는 전시물들에 반했을 가능성이 더 크긴 하지만….
 오는 9월이면 천체투영기 ‘플라나타리움’까지 갖추는 ‘인천과학상설전시관’은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는 수백가지의 전시물로 넘쳐난다. 우주의 역사와 자연, 과학원리를 설명하는 것들로 30%정도는 다른 지역에선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학교 과학시간에는 책으로만 만날 수 있는 실험이 가능하고, 생태여행을 떠난다 해도 겨우 볼까 말까 하는 물고기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관람객들은 ‘체험학습’을 통해 ‘빅뱅’에서 ‘우주개발’에 이르기까지, 수백억년의 세월을 하룻동안 경험한다.
 다음달로 ‘돌’을 맞는 ‘인천과학상설전시관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꿈돌이관(1층)
 푸른바다에 사는 생물들을 만날 수 있는 ‘지하수족관’이 있다. 민물, 생태, 열대어, 해양, 영상 수족관에선 별불가사리, 피뿔고동, 엘레강스산호,뇌돌산호와 함께 바지락, 서해비단고동 등 살아있는 바다생물과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영화제목으로 유명한 ‘쉬리’ 물고기와 베스트셀러였던 ‘가시고기’의 특징과 먹이, 분포산란시기 등을 보는 것은 영화와 소설에 대한 환상을 없애주는 대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를 선물한다.
 수족관을 돌아본 뒤 다른 쪽으로 가면 ‘매직미러’ ‘움직이는 거울’ 등 거울의 세계가 반갑게 맞아준다. 신기한 거울들의 특성을 알아보는 코너로 거울여행을 통해선 직각으로 구성된 평면거울에서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 등 재밌는 동작을 연출해보고 빛의 반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목소리변환, 전자그림자, 경사진 방의 비밀과 함께 파동(횡파)의 전파원리를 설명하는 ‘횡파지네’ 등도 볼만한 것 들이다.
 #자연사탐구관(2층)
 인천의 과거,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다. 원시시대∼선사시대를 거쳐 21세기 인천 3-포트 전시관 등 ‘자연사탐구관’을 돌아보면 오랜 역사를 한꺼번에 살아온 느낌을 받는다.
 지구에서 원시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양한 자료로 전시했으며, 지질시대에 출현했던 생물들의 진화과정을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화석을 통해 진화의 증거를 보여주며, 유인원으로부터 현재의 인류가 출현하기까지의 진화과정 입체모형이 파노라마식으로 전개해 놓았다. 이와 함께 시대별 출현인류와 기후, 문화, 직립보행과 인류특징과의 관계 등을 간략히 소개한다.
 수심에 따른 어류의 특성과 생태를 보여주는 ‘해양생물’과 심해저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특징을 알려주는 ‘심해저 해령’과 ‘연체동물’ ‘갑각류’ ‘해조류’ 등도 사진과 인형으로 전시해 놓았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구면지도는 주변 지형을 이해하고 전시코너의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타일’로 만들었다. ‘광물의 세계’에선 보석처럼 반짝이는 ‘보석광물’을 비롯해 암석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인 광물의 종류와 특성을 알 수 있다.
 #기초과학체험관(3층)
 본격적인 과학실험이 시작되는 곳이다. ‘작용과 반작용’ ‘힘과 가속도’를 실험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회전달걀’의 구심운동을 통해선 전동기의 원리를 이해하며, 레일을 따라 운동하는 공의 운동을 관찰해 에너지보존의 법칙을 목격할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는 각 운동량 보존의 법칙을 설명하며 ‘X-레이 초기 실험장치’가 X-선 발생원리를 알려준다.
 ‘다양한 불꽃의 세계’ 코너에선 고유한 불꽃반응의 색과 스펙트럼으로 원소를 구별하고 있으며, ‘핸드보일러’ 코너에선 증기압력 변화를 통해 끓음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밖에 온도변화에 따른 기체 분자운동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고 주기율표의 주기적 성질을 이용해 여러가지 원소의 성질을 예측할 수 있으며, ‘방사선측정’을 통해 주변 생활용품에서는 방사선을 볼 수 있다.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도르래 놀이’와 함께 지레를 이용한 피아노 작동원리, 백색광의 산란현상, 홀로그램의 제작과 재생과정 등도 재밌는 실험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래과학관(4층)
 실리콘칩이 들어있는 대규모의 집적회로 제작과정과 구조를 알 수 있는 ‘마이크로칩’과 모니터에 나타난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변형시켜 보며 모핑현상을 체험하는 ‘얼굴변신’코너가 마련됐다.
 ‘가상공간의 합성’을 통해선 자신의 모습을 배경화면과 합성시키는 ‘크로마-키’원리를 알 수 있다.
 ‘인공장기’ ‘세포관찰’ ‘생명의 암호나무’ ‘게놈프로젝트’ ‘토감’(토마토와 감자), ‘무추’(무와 배추) 등 유전공학의 실제를 마주하는 것도 4층을 돌아보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인천과학상설전시관’을 가려면 노트와 연필을 준비하고 하룻동안 공부한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요일 국경일을 제외하고 1년 내내 문을 열며 입장료는 없다. 단체관람은 인터넷을 통해 미리 신청해야 한다. www.ienet.re.kr,☎(032)880-0790∼6.<글·사진=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