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치동 경제부장
 국내 경기 침체속에서도 최근까지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던 인천국제공항이 요즘 북핵 문제와 동남아 지역의 괴질 확산 여파로 공항 이용객이 크게 줄어 을씨년스럽다. 이런 와중에 이라크 전쟁까지 겹쳐 대테러 방지를 위한 장갑차까지 등장하는 등 공항 주변이 어수선하다.
 인천공항을 감싸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는 침체된 느낌이나 오는 29일은 개항 2주년을 맞는 뜻깊은 날이다. 개항 초기 공항운영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국민들의 걱정 속에 출발한 인천공항은 그동안 커다란 문제없이 동북아 지역을 대표하는 공항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항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의 인천공항 운영 성과를 보면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인천공항은 개항 2년만인 지난해 화물 2백1만7천t을 처리해 세계 4위를, 여객은 2천92만4천명을 처리,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대표공항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화물처리면에서는 전체 화물 가운데 환적 화물이 78만7천42t을 차지, 환적률이 46.2%에 이르는 등 개항 초기 인천공항이 추구했던 허브공항에 성큼 다가온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면 그동안의 공항 운영 상황을 볼때 과연 인천공항이 진정한 동북아지역을 대표할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우선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주변 인프라를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
 현재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공항 시설만 덩그러니 있을 뿐 이들 시설과 연계한 인프라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으며 그나마 계류장 등 일부 공항시설은 포화 상태로 개항 2년도 안돼 시설 확장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다. 다행인 것은 정부도 이러한 인천공항의 현실을 인식, 공항 2단계 시설 확장과 관세자유지역 조성 등을 서둘고 있다는 점에서 공항 주변 인프라는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공항 주변 인프라구축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으로 자리잡는데 최우선시 돼야 할 과제는 시설에 걸맞는 최고의 서비스 제공이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도 다름아닌 공항 이용객과 항공사 등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마인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만난 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한 상주기관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어떤 수준인지를 잘 꼬집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 라면 ‘시설은 최고인데 서비스 수준은 과거 김포공항 시설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이면 이 말에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공항의 최대 고객은 이용객과 항공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 운영자인 공항공사나 상주기관 직원들은 아직도 관(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채 주인 노릇만 하고 있는 것이 인천공항의 현실이다.
 공항공사는 운영 사안에 있어 고객인 항공사나 공항의 실질적인 운영자들인 아웃소싱업체들에게 명령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출입국 관리소는 인력부족을 내세워 출입국 검색 부스를 텅텅 비워 승객들에게 길게 줄을 세우고, 공항세관은 밀수 등을 내세워 우범 항공기라며 승객 전체를 전수검사하는 등등…. 마치 인천공항의 주 고객이 공항공사 및 상주기관 직원들인 듯한 인상을 주는 일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또 허브공항을 만들기 위한 공항 운영자들의 국제적인 마인드는 어떠한가? 시시각각으로 돌아가는 전세계 항공 관련정보와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있는 항공사 직원들에 비한다면 공무원 기질로 중무장한 공항공사 및 상주기관 직원들은 국제적인 감각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대표적인 허브공항이라고 전세계에 떠들고 다닐 수 있을지 정말 부끄러울 따름이다.
 개항 2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인천공항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공항공사와 상주기관 직원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자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개항 초기 목표로 했던 허브공항의 지름길은 바로 공항 운영 참여자들의 서비스 정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