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정치부장
  몇일전 안상수 시장을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다. 정치부 기자로서 국회와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시장후보시절에는 출마 인터뷰를 하는 등 평소 안시장과 잦은 만남이 있어왔다. 또 지난해 10월 정치부장 자리를 맡으면서 시청에서 수차례에 걸쳐 만날 기회도 있었으나 바쁜 일정 등으로 인해 안시장으로부터 자세한 시정과 정책운영방향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의 자리에서는 안 시장이 시장으로 취임한 지 8개월이 지나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안 시장의 시정운영 방향과 소신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안 시장은 앞으로 인천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설명을 했다. 동북아의 관문도시로서 인천의 미래가 밝고 또한 그 중요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시장은 공항과 항만이 자리하고 송도신도시와 영종·용유지역, 서북부 매립지 등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도 갖고있지 않는 대규모 개발지역을 갖고있어 인천의 발전은 무한대라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새정부의 정책과제인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과 맞물려 앞서 거론한 세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이 되면 이같은 인천의 미래는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이같은 자신의 구상을 밝히면서 시정운영에 대한 생각을 배의 선장에 비유하는 선장론을 내세웠다. 그의 이같은 선장론은 선장이 배를 넓은 바다위에서 안전하게 운항하기 위해서는 가장 위험이 있는 출발할 때와 정박하기전 30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장이 출발을 제대로 시키고 나면 나머지는 항해사와 기관사, 조타수 등 선원들이 안전하게 운항을 하고 선장을 올바른 항로로 배가 나가는지 지켜만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시장은 시장이 된지 아직 8개월이 지났으나 아직 출발 30분이 안됐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구상하는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안 시장의 이같은 구상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항해사와 기관사, 조타수를 비롯 선원들이 이를 뒷받침 해주어야 한다. 이는 곧 인천시에 몸을 담고 있는 공직자들의 몫을 말한다.
이에 최근 시 공직자들의 모습을 보면 안 시장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원들은 아니듯 싶다. 지난 1월1일 사무관급 이상의 고위공직자 인사를 비롯한 두차례에 걸친 인사에서 드러내지는 못했으나 공무원들의 인사에 대한 반발과 시의원들의 외유에서 보여준 공무원들의 모습은 실로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물론 안시장이 출발 30분이 안됐다는 말속에는 공직사회의 변화의 모습과 변화를 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도 담겨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변화를 시키려는 의지가 있어도 변화해야하는 사람들이 변화를 꺼리고 있다면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새정부가 출범한지 20일이 지났다. 파격인사와 몇몇 장관들의 개혁적인 행보, 검찰 인사파동으로 신정부의 출범이 그리 순탄치 많은 않은 듯 싶다. 그러나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번 새정부 장관들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그렇게 거론이 되지 못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각 분야에서는 나름의 검증을 받고 그 능력도 인정을 받아왔다. 그동안 세간에 거명되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과 세대교차로 표현되는 젊은 장관들의 발탁, 서열파괴 등이 파격인사와 급작스런 개혁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다른 면으로 보면 기득권을 가진 세력들이 자신들의 변화은 거부하면서 남이 이를 변화시키려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큰 흐름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시대적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안 시장의 선장론의 큰 흐름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선장의 강력한 리더쉽에 이를 뒷받침해줄 만한 공직사회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공직사회가 스스로 변화를 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동북아 대표도시로서 260여만명의 인천시민을 실은 안 시장의 인천호가 순항을 할 수 있도록 공직사회에도 변화물결이 크게 불어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