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球都), 인천의 자존심을 회복하자’
 창단 4주년을 맞는 인천 SK 와이번스가 올해 내세우고 있는 목표이다.
 최근 그룹차원의 불미스러운 일과 상관없이 한 달여를 앞둔 개막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인천 SK 와이번스 정태수 사장(54)를 만나 스포츠를 통한 지역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등에 대해 들어보고자 한다.
 -최근 국내외 전지훈련을 모두 마친 프로야구 각 구단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야구시즌에 돌입했습니다.
 올 시즌 구단의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당연히 목표는 우승입니다. 창단 후 지난 3년간 착실히 기반을 다져왔고, 이젠 결실을 맺을 시기라고 믿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박경완, 조진호와 신인 송은범, 정정호 등 좋은 선수가 많이 보강됐습니다. 또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새로 구성돼 그 어느 해 보다 여건도 좋고 선수들의 의욕 또한 높습니다. 여기에 야구 전문가들 조차 올 시즌 인천 SK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예고하고 있어 인천 시민들이 성원만 보탬이 된다면 코리안시리즈 우승도 문제없습니다.
 -SK 와이번스의 연고지인 인천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계신지.
 ▲인천은 한국 야구의 발상지라고 알고 있습니다. ‘구도 인천’이라 불릴 만큼 야구에 대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도시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간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팀들이 이에 부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SK가 인천 야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앞장 서겠습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는 인천의 역동적인 모습은 젊음과 패기를 팀 컬러로 하는 SK와 닮았습니다.
 -아직 SK가 인천 연고팀이란 것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구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입장 관중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부진했던 성적도 문제지만 아직 지역 연고팬들의 사랑을 받을 만큼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인천은 프로야구가 처음 생긴 이래 5번이나 연고팀이 바뀌었습니다. 인천 연고팀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성원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SK는 창단때 인천을 연고지로 원했고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인천시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내걸겠습니다. 또 인천을 대표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만들기에 주력하겠습니다.
 -인천을 연고로한 SK 와이번스가 지역 팬들로 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지역 친화적인 프로야구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역에 뿌리 내리기 위한 구단의 계획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문학야구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 인천지역 출신의 연예인들을 동원한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개최하겠습니다. 또한 SK와 가맹점 계약을 맺은 야구장 주변 식당에서 할인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야구 경기 관람 외에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등을 제공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장기적으로 잠재적인 야구팬 확보를 위한 저변 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인천지역 초·중·고 야구부는 물론 야구 동호회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단순히 야구용품 몇 개를 더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SK 소속의 우수한 인적 재원을 활용한 순환코치제도 등을 도입, 지역의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한 제도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해 월드컵 이후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각 구단마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SK 와이번스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프로야구에 대한 인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주5일제 근무가 실시된 이후 기존 프로야구와 같은 보는 스포츠에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레포츠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일찌감치 야구팬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돔구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구장의 경우 년 평균 입장 관중 수는 국내 8개 구단의 입장 관중 수를 모두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이제 우리 야구장도 변해야 합니다. 남성 위주의 야구팬만을 위한 서비스에서 여성과 가족단위 관중을 위해 야구장을 종합적인 레저·문화시설로 개선해야 합니다.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 이전에 모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 마케팅의 중요 도구입니다. 기업 경영과 마찬가지로 야구장을 찾은 관중 한 명 한 명을 고객이라 생각하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고객중심’의 운영방침을 전격 도입하겠습니다.
 -구단의 CEO를 맡으면서 선수들에게 특별히 주문하고자 한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패기입니다. 젊은 팀 컬러답게 적극적인 사고와 진취적인 행동, 그리고 빈틈없는 일처리를 통해 어떠한 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프로선수 다운 승부욕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마운드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쳐 박수 갈채를 받는 것은 선수 개인일 수 있지만 우선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항상 구단의 조직원 모두가 하나 된 목적을 공유할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각자의 가치부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프로선수로서 당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적용하겠지만 개인의 성적보다는 팀워크를 위한 플레이와 행동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끝으로 야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는지
 ▲아직 잘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인생의 축소판이라 비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야구는 상황에 따라 많은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승부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구단을 경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단지 승부를 즐길 수 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마운드에서 선수들이 패기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구단의 대표로서 노력하겠습니다. 올 시즌 명문구단으로서 도약할 수 있도록 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시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합니다. <지건태기자> gunta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