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바다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8월 전국고교야구대회, 9월 전국무용대회 그리고 10월에는 인천∼중국 페스티벌이 잇따라 열리면서 인천시내가 온통 축제무드에 젖을 것 같다. 그간 문화향수 기회가 적었던 시민들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런 국내외적 문화·체육행사가 많아지는 것은 인천의 문화발전 추세를 반영하는 증거라는 점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흉내내기로 오히려 인천의 위상에 먹칠을 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바다의 날 행사에 우리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며칠전 해양수산부는 5월 31일 제8회 바다의 날 기념식 유치신청을 한 인천, 부산, 포항 등 3개 대상지역을 심사한 결과 인천이 개최지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시민의 해양의식 고취와 관련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여 인천을 중심으로 새로운 해양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인천해양청은 바다의 날 행사를 깨끗한 인천가꾸기, 불꽃페스티벌, 세계모형 범선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전국민적 축제를 벌이고 있는 일본 등 선진 행양국에 비해서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우리도 해양대국으로 웅비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모처럼 인천에서 열리는 바다의 날이 일과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21세기 해양시대를 열어나가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 국제영화제와 같이 예상외의 성과를 거둔 경우가 있지만 행사를 둘러싸고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때로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게 된 것은 애당초 행사 가체가 졸속으로 추진됐거나 기획이 엉성했기 때문이다. 내세운 말은 그럴싸 했지만 속이 텅비어 있었던 것이다. 시민이 보고 즐길만한 것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시민들로 부터 외면 당했다. 한마디로 엉터리였고 날림이었던 것이다. 겉치례 행사, 지나친 대형화, 비용 과다지출, 참여 분위기의 저조 등 그간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어 인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지역마다 이런저런 축제를 만들어 요란한 팡파를 올려댔지만 인천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기에 모두가 역량을 발휘, 수준높은 행사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인천 문화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