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말에 쓴 것으로 보이는 최고(最古)의 한글 기도문이 발견됐다.

 천주교 수원교구 시복시성(諡福諡聖)추진위원회 윤민구 신부가 영국의 런던 국립도서관에서 찾아낸 이 「주님의 기도문」은 한자를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적은 뒤 불어로 토를 달아놓은 것으로, 윤유일(1760∼1795) 순교자에게 세례를 준 라자로회 로 신부가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의 부레 학장에게 보낸 편지에 들어 있었다.

 여기서 로 신부는 『조선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하고 글을 쓰느냐』는 부레 학장의 물음에 『유식한 사람은 중국인과 같이 한자를 쓰지만 서민들은 한글을 쓴다』면서 그 예로 한글 기도문을 적어놓았다.

 윤민구 신부는 『이 기도문은 로 신부가 윤유일로부터 배워 쓴 것으로 짐작되며 우리나라 초기 교회사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사료』라고 밝혔다.〈연합〉〈연합〉〉

 이 편지를 지니고 있던 영국의 윌리 모슬리 신부는 1843년 런던 국립도서관에 기증하면서 윤유일이 순교했다는 사실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어 윤순교자의 시복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구랍 13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영국ㆍ프랑스ㆍ포르투갈 등을 방문한 윤신부는 포르투갈의 에보라 고문서고에서 1786년 구베아 주교가 베이징 교구민에게 보낸 사목지침서와 친필서한을 발견했으며, 런던 국립도서관에서 1774년 한글과 만주어로 펴낸 삼국지연의, 예수회 아미오 신부가 저술한 만주어-중국어 사전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