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스포츠 메카’로-
  이인수 체육부장
 늦은감은 있지만 며칠전 새해 인사차 지역 인사 몇 분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차이나타운 한 중국음식점에서 중국요리에 반주를 곁들이며 한창 식사 분위기가 익을 무렵, 자연스럽게 인천발전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 둘씩 꺼내기 시작했다.
 “인천은 앞으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진다면 그야말로 동북아를 대표하는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가 크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 조성, 서부매립지 및 용유·무의종합관광지 개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한 물류거점도시, 금융도시 등 등….” 기대에 찬 인천발전상으로 얘기 꽃을 피우고 있는 사이 한 인사는 이와는 다른 말을 했다. ‘스포츠’에 대한 소견이였다. 체육부장인 나으로서는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이렇다. 올해를 기점으로 앞으로 인천에는 각종 국제규모의 스포츠대회가 줄줄히 열릴 예정이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말했다. 예전 부터 ‘구도’라 불리우고 있는 인천이 이제 지역스포츠에서 국제스포츠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 듯 싶다. 올 들어 인천에서는 오는 22일 부터 24일까지 인천시 중구 도원동 시립실내체육관에서 국제그랑프리펜싱대회가 열린다. 이를 시작으로 4월 코리아오픈 배드민턴대회 등 최소 5개 규모의 국제대회가 펼쳐진다. 또 8월 말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국내 대회도 15개에 달한다. 내년에는 제5회 세계청소년태권도 대회와 2005년에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여기에 2006년 7월에 창설되는 제1회 FINA수영월드컵 대회 인천유치가 FINA사무총장으로 부터 긍정적 입장을 받아내 이 대회 개최 가능성이 크다. 이 처럼 인천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다시한번 스포츠 교류를 통해 우리고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02한·일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축구가 국민의 염원인 월드컵 16강 진출의 실현을 이룬 ‘월드컵 성지’가 바로 인천이 아닌가.
 이제 인천은 ‘스포츠 도시’로 닉네임이 붙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급부상 하고 있다. 다시말해 인천은 ‘스포츠 메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시도 올 해를 ‘문화 체육 도시 실현’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그랑프리펜싱대회를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가 속속 열리는 만큼 시민들은 인천시와 관계협회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인천시는 지난 13일 시 관계자를 비롯, 체육인은 물론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성공적인 국제대회를 통해 인천을 국제 관문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국제적인 행사의 운영 능력 등을 배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욕만 갖고 성공적인 대회개최가 되는 것일까. 지금 이런 분위기로서는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대회가 5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우리고장에서 펜싱대회가 열리는지 시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것도 세계인이 지켜보는 국제대회인데 말이다. 앞서 밝혔듯이 인천은 스포츠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준비 없이는 이 모든 것들이 물거품으로 전락될 수 있다.
 한 지역인사가 이런말을 했다.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농구가 인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때 마다 관중없는 선수들만의 경기로 전락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축구, 프로야구 등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팀들이 인천을 버리고 타 시도로 연고를 옮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 시 차원에서의 무관심도 배제할 수 없지만 시민들의 외면도 문제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월드컵축구 대회 때 어떠했나.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온 시민이 단결된 힘으로 선수들을 성원해준 것이 세계 곳곳에서 놀라울 정도로 ‘톱 뉴스’거리로 장식하지 않았나.
 이 때 하나로 결집된 시민들의 함성을 이제는 인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장으로 옮긴다면 어떨까. 이는 인천이 ‘스포츠 메카’로 부상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한 면은 있지만 인천은 국제수영대회 유치를 위해 건설될 실내수영장과 인천문학경기장 등 기본적인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항과 항만이 인접해 있고 수도 서울과 가까워 각종 국제행사를 유치하기에 좋은 조건들이 있다.
 시와 시민들이 하나로 뭉쳐 인천에서 앞으로 열릴 성공적인 국제대회 개최를 통해 동북아 중심도시, 더 나아가 국내외 ‘스포츠 도시’로 확고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