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체육인들은 요즘 바삐 움직인다. 각 종목 경기연맹·협회별로 세계대회와 전국대회 유치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안상수 인천시장이 지난 7월 취임한 이후 체육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뒤 나온 변화된 새 모습이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제83회 전국체전이 끝난 뒤 안 시장이 이에 대한 평가회를 갖겠다고 밝혀 시체육회가 이 준비에 한창이다. 이 또한 처음 있는 일이다.
 지역체육의 경우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도약하느냐 주저앉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에 안 시장의 이런 관심에 체육인들이 고무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은 전국 3대 도시의 하나로 지칭되지만 체육쪽만 볼 경우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광역시가 일개 시·군 단위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체육인들 사이에 비관적이고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서울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부산은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대구는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제전인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 내년에 열 예정이다.
 이런 국제대회 유치가 무엇을 줄 것인가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시민통합과 함께 부족한 시설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대회가 끝난 뒤 훌륭한 시설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건강 확보에 유용하게 쓰인다.
 그럼 현재 인천의 현실은 어떤가.
 시설면에서 너무 낙후돼 있다. 만든 지 30년이 넘는 이른바 시립도원체육관으로 불리고 있는 이곳이 2백50만 시민들의 유일한 체육관이다. 물론 학교 체육관과 사설 체육관이 있긴 하지만 시의 규모에 비해 이런 체육관이 한개밖에 없다는 것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인천 연고 프로농구팀인 인천 SK 빅스의 경우 낙후된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며 아예 경기장을 부천으로 옮겨 버렸다.
 시민들은 방송과 신문을 통해 인천 SK 소식을 접하지만 실제로 인천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데 어처구니없어 하고 있다. 이 체육관은 스포츠 경기장으로 이용되기보단 이벤트장 등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고 시민들은 생각한다.
 수영장은 또 어떤가. 50m풀의 시립수영장이 유일하다. 이곳 또한 너무 낙후돼 있어 시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가족단위로 찾아와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매머드급 수영장이 절실하다. 더구나 기대를 갖게 한 문학경기장 옆 체육관과 수영장 건설계획이 슬그머니 사라져 시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시설뿐 아니라 운동부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인천은 기업들마저 IMF 이후 대부분 팀을 해체, 훌륭한 재목들이 인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대부분 타 시·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프로를 제외한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대학까지 운동선수로 활동하고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장치가 기업체 직장운동경기부여서 적극적인 팀 창단이 요구된다.
 이런 부분을 일부 메우기 위해 시·군·구가 직장운동경기부를 가지고 있는데 구·군 단위에선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쓸데없이 예산을 들여 이런 팀을 갖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수시로 팀 해체론이 일어나는 바람에 체육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제83회 전국체전 이후 전국 최강의 실력을 뽐내며 인천을 빛낸 모구청 팀의 경우 선수를 줄이겠다고 통보, 팀을 흔들고 있는 것이 구·군 운동경기부의 현실이다.
 이렇듯 낙후된 인천체육을 도약시키기 위해선 인천시의 수장인 안상수 시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안 시장이 체육에 대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인천체육의 장기적인 밑그림을 새롭게 그리는 적극적인 스포츠 정책을 기대해 본다. <엄홍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