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담긴 따뜻한 세상
  인천동부경찰서장 옥 주 부
 말에 관한 재미난 일화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돌쇠라는 이름을 가진 한 백정에게 두 양반이 고기를 사러 왔다. 먼저 온 양반이 위세 좋게 백정에게 일렀다. “야! 이놈 돌쇠야, 고기 한근 쳐다오!” “예예, 그러시지요!” 돌쇠는 솜씨도 좋게 척척 고기를 베어 먼저 온 양반에게 주었다. 나중에 온 양반이 백정에게 부탁했다. “이보게나 돌쇠네, 나도 고기 한근만 주게.” 돌쇠는 이번에도 솜씨 좋게 고기를 베어 주었다. 그런데 고기 양이 판이하게 다른 지라 먼저 온 양반이 버럭 화를 내었다. “이놈 돌쇠야! 같은 한근이 어찌 이리도 다르더냐.” 그러자 돌쇠는 빙그레 웃으며 “네, 그것은 다름아니옵구요, 손님 것은 돌쇠놈이 자른 것이구요, 이 어른 것은 돌쇠네가 자른 것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요.”
 노예해방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링컨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이었던 어느 겨울날,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거리에서 링컨이 지나가는 마차를 세우고 “저 부탁이지만 가시는 길에 제 이 외투를 스프링필드까지 가져다 주시겠습니까”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마부는 외투를 벗어 들고 배달을 부탁하는 링컨에게 “그럼 이 추위에 외투를 그곳까지 배달하면 당신은 추워서 어쩔려우”라고 물었는데 그때 링컨은 “그러면 이 외투에 저를 싸서 거기까지 가져다 주시면 어떻겠습니까”라고 하여 그 재치있는 말로 마차를 얻어탔다고 한다.
 이처럼 말이란 잘만 하면 자신에게 큰 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있잖은가?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고…. 말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서양속담에서도 볼 수 있는데, 독일에서는 ‘고기는 낚싯바늘로 잡고, 사람은 말로써 잡는다’는 말이 있고, 덴마크에서는 ‘바다는 사람의 손에 의해, 세계는 사람의 입술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하며, 러시아에서는 ‘친절한 말은 봄의 햇살처럼 따사롭다’는 말이 있다. 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정치인, 경영인, 언론인, 공무원, 회사원 등등 거의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말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잘만 사용하면 복을 불러오는 이 ‘말’을 생각없이 너무 쉽게 내뱉는다는데 있다.
 사실 우리의 삶에서 생기는 숱한 문제가 말로써 생겨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유명 연예인들이 사소한 말실수로 인하여 각종 구설수에 오르는가 하면 심지어는 거의 모든 싸움의 근원이 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을 비꼬는 말투, 험담으로 시작되어 폭력, 심지어는 우발적인 살인에 이르기도 한다. 말은 잘 쓰면 약이지만 못 쓰면 독이 된다. 마치 부엌칼을 어머니가 쓰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도구요, 강도가 쓰면 범죄에 이용되는 흉기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또한 말은 감정의 외부적 표출이다. 따라서 내가 상대방을 칭찬하고 배려하는 말을 하면 상대방은 기뻐할 것이며, 욕을 하고 비꼰다면 상대방은 감정이 상할 것이다. 위 일화에서처럼 사소한 듯 보이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말을 한다면 결국에는 자신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우리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을 건넨다면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나를 대할 것이다. 사소한 교통사고나 싸움이 발생하였을 때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는 말보다는 상대방을 헤아리고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말을 한다면 오히려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법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이왕 말을 할 거라면 욕이나 비난, 험담, 음담, 분노의 말보다는 칭찬과 격려, 위로의 말, 밝게 웃을 수 있는 즐겁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주위를 밝게 비춰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