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국이 우리보다 치안상태가 훨씬 좋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그렇게 믿고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밤거리를 여자 혼자서 걸을 수 있는 나라는 미국도 영국도 아닌 바로 우리나라다. 범죄 검거율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치안상태는 어느 선진국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치안상태를 좋게 평가하는데는 그 나름대로 상당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수많은 조사와 실험을 통해 경찰력만으로는 범죄를 예방하기가 어렵다고 결론을 내리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시민단체와 경찰이 함께 노력하는 ‘지역사회 경찰활동(Community policing)’을 추진했다.
 바로 시민경찰학교(Citizen Police Academy)와 범죄막음이(Crime Stopper) 등이 그들이 추진한 지역사회 경찰활동의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협력방범체제의 구축이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 경찰도 미국 경찰이 추진한 시민경찰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자율방범대와 부녀방범봉사대의 힘을 빌려 범죄예방을 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뜻있는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협력단체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모든 주민의 적극적인 관심이 범죄예방의 중요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밤늦게 혼자서 귀가하는 여성은 호루라기를 준비하고 가정집 창문에는 쇠로 만든 방범창을 설치한다면 강도와 도둑으로부터 피해자가 되는 일은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주민은 지나친 음주를 삼가는 것이 건강을 지키고 강도를 막아낸다. 이런 관심들이 모여 범죄를 예방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내 가정과 기업체 등에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파출소에 방범심방을 요청하면 된다. 파출소 경찰관이 직접 방문하여 방범진단카드를 작성하고 범죄예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활용해볼 필요가 있겠다. 범죄예방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숭고하고 고귀한 봉사의 정신이고 거룩한 자기 희생의 정신이다. 일상생활에서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 자신과 가족을 범죄로부터 막아내고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시금석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위방범체제인 것이다. <박해주·인천남동경찰서 방범과장 경정>